출산 택일, 좋은 날 낳아야지.

27화 - 좋은 엄마가 될거예요.

by 데이지

난 사주는 믿지 않는다.


이유없이 불안했던

임신기간이라 그랬을까,


모두가 좋은 날 낳아야

좋다고 하니 나도 우리 아이들의 사주는

평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모든 부모님들이 택일을 하고

이름을 돈내고 짓는 이유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은

평탄하고 즐겁길 바래서 일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마음으로 인터넷에

무료 출산택일을 검색해 찾았다.


물론 좀 귀찮은 숙제들을 해야하고

택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실제로 10-50만원 하는 택일이

무료이기에 귀찮음을 이겨내고 신청했다.


사실, 돈 주며까지 택일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좋은 날을 사주를 보든,

신점을 보든 해서 뽑는다고 해도

누군가의 운명을 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도 30대 초반까진

큰 결정이 있을 때마다

그리고 신년마다 사주를 보러다녔다.


올해는 어떻게 흘러갈지.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지.


매년 물어보러 다니고 나니

결국은 깨닫게 되었다.


선택의 결과는 나의 몫이고

모든 사주 풀이가 맞는 것도,

좋은 결과만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님을 알기에.





임신기간 내내 큰 문제 없었던 나는

산부인과 원장님이 정한 날, 정한 시간에

제왕절개로 아이들을 낳을 수 있었다.



쌍둥이 기준 만삭은 37주다.


하지만 내가 받아 온 날짜들은

모두 37주가 지난 날짜였다.




출산일을 정하는 마지막 진료일 날.


초음파상 아이들의 몸무게는

이미 3kg을 넘어섰다.


원장님은 무조건 37주 0일에

낳아야 한다고 쐬기를 박으셨다.


괜히 아쉬운 마음에 3-4일 정도만

미룰 수 없냐고 물었지만

원장님은 아주 단호하게 한 말씀 하셨다.


"주말에 양수터져오고 싶으면 미루셔도 돼요."


하핫... 말을 듣는 순간

그런 아찔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처음 세상의 빛을 볼 때

힘들고 어려운 상황은 주고 싶지 않았다.


'택일이고 뭐고 건강하게만 낳자.'




원래 출산일은 아이들이 결정한다고,

아무리 좋은 날을 뽑아도 그 날에

낳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고 한다.


그 말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친정 엄마도 주변에 날 잡고

그 날에 낳은 사람 한 명 못봤다고

그냥 의사선생님이 정해주는 날이나

아이들이 나오는 날 편하게 낳으라고 했다.


반면, 시어머님은 좀 달랐다.


조금이라도 나도 아이들도

건강하다고 하는 좋은 날을

잡아 낳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결국 어머님도 원장님의 단호함에

좋은 날은 받는 것보단 모두가

건강하게 낳는 것을 선택하셨다.




출산하고 아이들이 좀 자란 뒤에

어머님께 들었는데 어머님은

아쉬운 마음에 그 날의 좋은 시간을

혼자만 알고 계시다가 수술이 들어갈 때쯤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다.


"아기가 3시 전에 나와야 한다는데,

그래야 사주가 좋대, 꼭 3시 전에!"


다행이게도?


나의 수술시간은 2시였고,

아이들은 2시 9분, 2시 10분

건강하고 안전하게 세상으로 나왔다.


어떤 날이든, 어떤 시간이든 상관 없었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를

만나러 오는 게 중요했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들은

내가 건강했기에 가능했다.


아마도 위급상황이었다면

그 누구도 좋은 날이든,

좋은 시간이든 안중에 없었을 것이다.


출산일을 정하면서부터

이땐 진짜 아이들의 존재가

실감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배 속에서 '툭툭' 신호를 보내던

작은 생명들이 이제는 정말,

곧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하고 설레였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도

탈없이 정한날, 정한 시간에 만날 수 있었다.


까무룩 잠든 2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내 배를 열고 아이들이 세상에 나왔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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