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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큐 Nov 27. 2023

[3] 색, 색, 색

매형이 준 노트에 펜으로 그린 그림을 가득 채우고 나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생겼다. 

펜으로 그린 그림이다 보니 모두 흑과 백.. 

색을 입히면 어떤 느낌일까? 

핸드폰으로 한번 그림을 그려볼까?  

나의 핸드폰은 갤럭시 노트이다. 메모를 위해 갤럭시 노트를 사용하지만 막상 메모를 할 때는 수첩에 하기 때문에, 나의 핸드폰에 있는 펜은 오랫동안 겨울잠을 자고 있었다. 

그림 그리는 어플을 다운로드하고, 나의 핸드폰에 박혀있던 펜을 꺼냈다. 작은 핸드폰 화면을 확대해서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눈이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확실히 신세계였다. 색을 정하고 터치만 하면 바로 색을 채우는 점이 가장 좋았다.  

레이어 등 등 많은 기능이 있었지만, 난 클래식한 사람이라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겁한 변명을 스스로 해본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색이었으니, 색을 사용할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외곽선을 그리고 이제 색을 채워야 한다. 

난감하다. 무슨 색을 써야 하지?  

생각해 보니 내가 무슨 색을 좋아했는지도 잊고 지냈다. 나의 모든 옷은 거의 검정과 흰색, 남색이었으니.. 

그냥 본능대로 칠해봐야겠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고민이 들 때마다 내가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은 하나다.  

뭘 고민하지? 정해진 것이 없잖아! 

난 이점이 가장 좋았다. 정해진 것이 없는 점, 정해진 대로 하지 않아도 되는 점.  

난 그렇게 색이 있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Life is c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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