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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Sep 19. 2024

전원을 할까, 인공수정을 도전할까


1차 인공수정을 미시술로 종결하고, 생리를 기다리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의사에 대한 신뢰는 자꾸 떨어졌지만 첫 시도에 두줄을 보았던 그 사실이 자꾸 나를 유혹했다. 전원을 생각하더라도 첫시도에 어쨌든 임신 수치가 나왔으니까 나랑은 맞는 병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1차도 조기배란으로 종결을 했지만 혹시나 다음에 도전하면 되지않을까? 하는 마음에 자꾸 한번 더 해볼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시험관시술에 겁이나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인공수정에대해 많이 찾아봤지만 모두에게서 돌아오는 답변은 ”자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였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나에게는 확률이 100%인거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시험관 시술은 다음으로 미루고 인공수정을 한번 더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생리가 시작되고 2일째 병원에 방문해서, 질초음파를 마치고 주사를 받아왔다.

받아오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하는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이왕 받아온거 좋은 생각으로 진행해보자고 생각했다.




주사를 다 맞고 초음파를 봤는데 이번엔 난포가 한쪽에 두개가 커있었다. 또 조기배란이되지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초음파를 보고 시술날짜를 잡았다.

오비드렐(난포를 터트리게 해주는 주사)를 병원에서 또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날따라 오비드렐이 더 아픈 느낌이었다.



시술 날짜를 보니 우리 결혼기념일이었다.

그날 수정이돼서 아기가 생긴다면 더더욱 기쁠 것 같았다. 원래는 결혼기념일에 첫 호캉스를 가볼까싶었지만, 시술이 정해지고나서 그냥 집에서 쉬기로했다.


시술 당일, 정액 처리를 위해 8시 30분에 오빠랑 내원했다. 처리시간이 한시간반정도 걸려서 앞에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마시고 간단히 빵을 먹었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미리 병원에 가서 시술 준비를 하고 수술실에 가서 누웠다.

원래 시술시간은 10시였는데 진료가 계속 밀려서 잠시 후에 오신다고만 20분을 들었다. 시간도 중요하다고했는데 이정도는 괜찮은가..? 싶었다.

간호사분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의사가 들어왔고, 내가 자궁 길이 조금 꺾여있는데 관이 들어갈때 조금 아플 수 있다고했다.

시술이 아프진 않았지만 약간 불편한 느낌이였다. 시술은 나팔관조영술에 비하면 참을만했다.


시술이 끝나고 어찌저찌 초음파의자에서 내려와서 회복실 침대로 옮겨눕는데,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그대로 핸드폰 없이 30분정도 누워있다가 가도된다고해서 질정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비드렐은 임테기에 영향을 주기때문에 다음날부터 임테기를 하며 주사영향이 빠지는 것을 보았다.

다음날 임테기에 진하게 뜨는 두줄이 신기하면서도 조금 서글펐다.

주사영향은 10일까지 연하게 지속됐고, 그래서 더 속상했다. 점점 진해지면 임신이 맞았을텐데 점점 옅어지는 임테기를 보면서 마음을 접었다.



결국 진한 두줄은 보지 못했고, 피검사날이 다가왔다.

인공수정은 비임신이어도 피검사를 해야 종결할 수 있다고했기때문에 피검사를 하러 병원에 내원했다.

피검사 수치는 당연히 비임신. 정확한 수치조차 알려주지 않았고 그냥 5미만이라고만 했다. 심지어 혈관을 잘 못잡아서 내 양쪽 팔을 다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놨다. 다시한번 시험관에대해 생각해서 의사에게 말했으나 의사는 저번처럼 왜 한번밖에 시도해보지않았는데 시험관을하냐며 이해할수 없다는 듯이 나에게 말했다.


이때 정신이 번쩍 들면서 왜 내가 이런 소리를 들으며 이 병원에 다녀야하는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다음 생리가 나오면 내원하라고해서 대충 대답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조금 서러워졌다. 차에와서 짜증이 너무 나서 눈물이 찔끔 났지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정리했다. 오빠에게 간단하게 결과에대해 이야기를 하고 오늘 병원에 대한, 시험관에 대한 이야기를 상의하자고했다.


이렇게 우리의 인공수정은 흐릿한 두줄도 보지 못한채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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