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당신이 태어난 집은 푸른 회색 장판과 작은 꽃무늬 벽지로 꾸며진 곳이었다.
안방과 방 하나가 딸린 작은 복도식 아파트의 벽에는 각종 학습 포스터가, 바닥에는 온갖 장난감이 있었다.
그 집의 테레비와 컴퓨터 모니터는 아주 뚱뚱했고, 피아노 위에는 권투 글러브를 낀 고릴라 인형이 있었다.
당신은 벡터맨과 은하철도 999, 철인 28호 등 당시의 용자물과 SF 만화에 푹 빠져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다간을 제일 좋아해 하루 종일 주제가를 불렀고, 주인공처럼 붉은 재킷도 입었다.
그때부터 뽑기를 참 좋아해서 동네의 문방구 앞 뽑기를 열심히 돌리는 모습에 어머니는 도박을 조심시켜야겠다고 생각하셨단다.
주말이 되면 부모님은 산과 놀이동산, 특히 지금은 사라진 드림랜드에 데려가 주셨다.
동네의 친구들 중 동생이 있던 것이 부러워 어렴풋이 동생을 갖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곧이어 동생도 우리 식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