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옛날부터 아무리 많은 책이 집에 있어도 새로운 책은 늘 흥미롭다. 특히 친구네 집에 있는 책들은 나름 선별된 컬렉션이라서 상대적으로 재밌는 것들이 많았다. 초등학교 때의 B 친구네 책도 그런 것들이 많았는데, 상식을 좋아하던 둘이었기에 친구가 되기 편했고 자주 놀러 갔다. 이 친구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어서 감탄하고는 했었다. 예로 내가 세상에서 제일 깊은 해구가 마리아나 해구라는 것을 아는 정도라면 이 친구는 그 깊이가 정확히 10,929m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부모님들끼리도 대화가 잘 통하셔서 오히려 B 친구와 나는 직접 연락하지는 않지만 어머니들끼리는 가끔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친구네 놀러 가면 우리는 같이 놀기보다는 각자 구석에 앉아 책을 읽곤 했다. 주로 읽던 책은 시리즈로 된 상식 및 과학서적이었지만 가끔 만화책도 읽었다. 우리 집에는 어머니의 교육열 때문에 학습 만화책은 있어도 순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만화책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B 친구네 집에서는 주로 포켓몬스터 만화를 읽었었다. 주인공이 레드에서 골드로 넘어간 부분까지는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