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4 뿔 달린 차

초등학교

by 허지현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자동차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지나가는 차마다 브랜드와 차종을 척척 맞추는 친구도 있었지만, 나는 우리 집 차 기종도 제대로 몰랐다. 어릴 때 검은색 그랜저의 후드 앞에 달린 장식을 보고 “뿔 달린 차”라고 불렀는데, 아버지가 그 말을 듣고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 그 뿔은 손으로 힘을 주면 앞으로 180도 돌아갔고, 그 모습이 마치 공격 자세 같아 재밌었다.


아버지는 그 검정 그랜저 뒤에 붙은 기존 기종 표시를 떼고, 일부러 신형 글자를 붙여 다니시기도 했다. 언제나 그런 식으로, 아버지에겐 어딘가 소년 같은 구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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