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어릴 적 잔병 치레가 많던 나는 부위별로 단골이던 병원이 하나씩 있었다. 간호사 경력이 있던 어머니께서는 나름 병원을 고르시는 기준 몇 가지가 있으셨다. 원장님들의 학벌이 좋고 경험이 많은 곳, 약을 짓는 경우에는 쓸데없이 약을 많이 늘려서 몸에 부하를 많이 주지 않는 곳 등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내가 다니던 병원의 원장님들은 지긋한 노년의 분들이 많으셨다.
내가 다니던 "고운이 치과"도 그런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었다. 양치를 한다고는 했지만 늘 충치가 생기던 나는 자주 이를 때우고 크라운을 씌워 부모님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불효자였다. 이를 고칠 때마다 원장님께서 친절하게 충치를 봐주셨음에도 나는 매번 이 처음 겪는 일처럼 덜덜 떨며 몸이 굳었던 기억이 난다.
치과는 눈을 가리고 입을 벌려 순수한 감각만으로 공포를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공포스러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