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미국유학
우리 동생은 어렸을 때 사고를 꽤 많이 치는 편이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정말 한 번도 크게 다친 적이 없었는데, 동생은 이상하게도 자잘하게 다치는 일이 계속 있었다.
한 번은 프린터가 고장 난 걸 스스로 고쳐보겠다고 프린터 안에 손을 쑤셔 넣었다가, 뭔가를 잘못 만지는 바람에 고치기는커녕 더 크게 고장 내버린 적이 있었다. 손을 어딘가에 끼어서 다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그때는 프린터만 희생되었다.
또 다른 기억으로는, 동생이 3홀 바인더(three-hole binder)를 가지고 장난치다가 손가락 사이 살이 링 부분에 끼어버린 사건이 있다. 분명 아팠을 것이 틀림없는데, 다쳤다고 하면 혼날 것이 두려웠는지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엄마를 불러 손을 꺼내달라고 침착하게 얘기한 적이 있다.
사촌 형과 동생, 그리고 내가 함께 살던 시절의 일도 있다. 그때 사촌 형과 나는 자전거로 인도 턱을 넘어가는 장난을 자주 했었는데, 잘 넘기만 하면 묘기처럼 느껴졌던 그런 놀이였다. 그런데 그걸 옆에서 보던 동생이, 자기 체격에 비해 말도 안 되게 높은 턱을 넘겠다고 그대로 돌진했다가 결국 크게 넘어졌다.
넘어진 직후 동생은 울먹거리면서 “아파”라고 말하기 전에, 제일 먼저 “엄마한테 이르지 마…”라고 하는 바람에 우리가 더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픈 것보다 혼나는 게 더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어린아이 특유의 두려움과 귀여움이 섞여 있는 순간이라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