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미국유학
우리가 빌라에 살던 시절, 집 바닥은 타일이나 강마루가 아닌 베이지색 폴리에스터 털뭉치 카페트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끈적끈적한 액체를 한 번이라도 흘리면 처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닦아내도 잘 지워지지 않고, 계속 끈적거리고, 시간이 지나면 벌레가 나올 수도 있었다. 그렇다 보니 어머니는 잘 관리하도록 우리를 보고 신신당부하였다.
그러나 어느 한 겨울날, 내가 스위스미스 코코아를 들고 가다가 바닥에 엎질러버린 적이 있었다. 안방 카페트 위에 그대로 쏟아버려서, 휴지로 닦아내고 물로도 어느 정도 정리를 했지만 여전히 축축한 상태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말려보겠다고 드라이기를 가져와서 전원을 연결한 뒤, 카페트에 아주 가까이 대고 바람을 쐬었다.
그 결과 카페트 일부가 살짝 타서 그을렸던 기억이 난다. 살짝 거뭇거리는데다가 탄내도 조금 났다. 어머니는 그걸 보고 크게 놀라며 잔소리를 하셨었고, 지금은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나 당시의 나에게는 아주 큰 사건처럼 느껴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