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중국 여자애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당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중에 중국인 여자아이 A가 한 명 있었는데, 나름 똘똘한 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랜디와 나, 그리고 그 중국인 여자아이는 가끔 함께 대화를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중국인들은 더럽다면서, 머릿속에 이가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별다른 판단 없이 듣고 넘겼던 것 같다. 그 다음날, 나는 그 중국인 여자아이의 머리에서 하얀 가루가 있는 것을 보고 단순하게 그게 이냐고 직접 물어본 적이 있다. 단순 비듬이었을 텐데 진짜이라고 한다면 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그 질문이 어린 여자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혹은 어떤 영향을 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당연하지만 그 일 이후로 그 여자아이와는 자연스럽게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일은 꽤 미안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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