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카페테리아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미국 학교에서는 점심을 주로 카페테리아에서 해결했다. 카페테리아는 학교에서 가장 큰 공간 중 하나였고, 학교 중앙에 위치한 굉장히 넓은 강당 같은 장소였다. 평소에는 학생들이 점심을 먹는 공간으로 사용되었고, 필요할 때는 전체 집합이나 행사 장소로도 쓰였다.


안에는 테이블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테이블과 의자는 일체형으로 된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였다. 카페테리아가 학교 중앙에 있어서 여러 복도가 이 공간으로 연결되는 구조였고, 한쪽에는 학교에서 간단한 학용품을 파는 작은 샵 역할을 하는 공간도 붙어 있었다. 또 한쪽에는 보건실처럼 작은 사무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쪽에 갈 일은 거의 없어서 대략적인 기억만 남아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파란색 네모난 플라스틱 식판을 들고 긴 줄을 서서 음식을 받았다. 음식을 받는 줄은 양쪽 끝에서 두 줄로 길게 나뉘어 있었고, 학생들은 식판을 들고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유리창 너머로 메뉴가 보이면, 원하는 음식을 말하거나 가리키면 안에서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그 음식을 꺼내 식판에 담아 주는 방식이었다. 그 뒤쪽에서는 우유나 음료를 선택해 식판에 올렸고, 그렇게 일렬로 이동한 뒤 마지막 계산대에서 결제를 했다.


계산대에는 따로 계산을 담당하는 분들이 계셨는데, 이상하게도 우리 반 친구였던 벤의 어머니가 그 일을 맡고 계셨던 기억이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채용했거나 일정 시간 근무하면서 소소하게 일하셨던 것 같기도 하다. 학생이 가서 이름을 말하면, 미리 등록된 계정에서 점심값이 차감되는 구조였다.


우유는 일반 우유, 초코우유, 딸기우유가 있었는데, 딸기우유는 색도 거의 하얗고 딸기 향도 거의 나지 않아서 한두 번 마신 뒤로는 잘 선택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음식 메뉴로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피자는 금요일마다 나오는 메뉴였고, 작은 원통형 감자튀김 같은 것도 있었다. 그 외에도 햄버거 같은 메뉴들이 있었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코 같은 음식도 있었다. 나는 타코를 잘 먹지 못했기 때문에, 타코만 남아 있는 줄 앞에서 다른 메뉴를 찾느라 잠깐 망설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뒤에 서 있던 아이들이 빨리 가라고 재촉해서, 얼떨결에 핫도그 하나를 집어 들고 그대로 계산을 했던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상황을 보고 직원분이 빨리 만들어 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카페테리아 음식 외에도 핫도그나 콘도그 같은 메뉴들이 있었고,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사 먹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집에서 런치 박스를 싸 오거나 런처블 같은 간단한 점심 팩을 가져와서 먹는 아이들도 있었다. 나는 대체로 카페테리아에서 음식을 사서 먹었던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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