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풋볼 금지 사건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당시에 초등학교에는 리세스(recess)라고 불리는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수업 중간쯤에 비교적 길게 주어지는 휴식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에너지를 어느 정도 풀 수 있게 하기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어느 날 리세스 시간에 사건이 하나 있었다.


그때는 풋볼이 굉장히 인기가 많았는데, 어쩌다 한 번 풋볼을 하다가 다른 아이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일이 있었다. 그 충격으로 코피가 크게 터졌다. 원래는 코를 막고 치료를 했어야 했는데, 막지 않고 그냥 두면 피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궁금해져서 손바닥으로 피를 받아본 적이 있다. 양손을 다 써도 될 만큼 피가 꽤 많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가 그렇게 많이 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들이 크게 놀랐고, 그 이후로 리세스 시간에는 풋볼이 금지되었다. 학교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아이들은 나름 풋볼을 좋아했기 때문에, 나 때문에 풋볼이 금지됐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이기도 했다.


이때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학교에서 아팠을 때 집에 돌려보내려 했는데 나는 학교에 남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수업을 빠지면 안 되는 걸로 정해진 것이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걸 보고 한 미국 애는 "얘는 정말 학교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했었다. 딱히 좋아서라기보다는 그래야만 했으니까 한 것인데 그게 좀 신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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