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야간 자율학습은 보통 고등학교 때를 떠올리지만, 중학교 때도 ‘야간 자율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밤에 남아서 공부하는 시간이 있었다. 원하는 학생들만 남는 방식이었는데, 공부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분명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열심히 하는 자신"이 멋지다 생각해서 했던 마음도 컸다.
그때의 밤은 나에게 아직 개척되지 않은 땅 같은 느낌이었다. 밤에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왠지 모르게 굉장히 열심히 사는 사람 같아 보였고, 그 분위기에 취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까지 공부를 한다”는 감각이 좋았고, 실제로 집중이 조금 더 잘 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딘가 웃기고 풋풋한 기억이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면 급식이 없어서 선생님들이 저녁으로 도시락을 시켜 주셨다. 그때는 배달 문화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아서 앱으로 주문하는 것도 없었고, 미리 전화해서 단체 주문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시켜 먹던 메뉴가 한솥도시락이었다. 치킨마요 덮밥 같은 걸 받아서 먹으면서, 밤에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했었다.
인원이 많지는 않았고, 대략 스무 명 남짓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공부가 끝난 뒤 밤늦게 귀가하는 그 과정마저도 묘하게 재밌었다. 그 시절의 밤은, 그 자체로 특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