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국유학
우리가 살던 집은 주거 지역에 있는 단독주택들이 쭉 늘어서 있는 동네였다. 흔히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가정집 동네였다. 그런 집들에는 흔히들 차고가 딸려 있는데, 차고 문을 열고 닫고 하다 보면 가끔 야생동물들이 안으로 들어올 틈이 생기기도 한다.
어느 날 저녁쯤에 생쥐 한 마리가 우리 집 차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는 같이 살던 형들과 차고에서 놀고 있었는데 생쥐를 보고 누군가 신발을 집어던져 맞췄다. 생쥐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서 뒤집힌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는 다 죽은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두기보다는 묻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집 근처에 묻기에는 잔디로 파헤쳐야 하고 좀 그렇기도 해서, 집 뒤쪽으로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우리가 살던 집 뒤쪽으로 쭉 올라가면 산이 있었는데, 여름에도 꼭대기에 눈이 있을 만큼 높은 산이었다. 그쪽으로 가는 길에 습지 같은 곳이 있었고, 거기에 묻어주자는 얘기가 나왔다.
저녁에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생쥐를 들고 올라갈 때쯤에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습지 근처에는 개구리들이 많아서 개골개골 우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때 형 중 한 명은 헤어스프레이를 가지고 있었고, 또 다른 형은 라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냥 묻는 것보다 화장을 해 주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생쥐를, 아까 신발을 넣어 두었던 신발 상자에서 꺼내서 불을 붙이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죽은 줄 알았던 생쥐가 갑자기 파삭파삭 소리를 내면서 움직였다. 기절했던 건지, 죽은 척을 했던 건지는 모르겠다. 그걸 보고 다들 놀랐고, 어떻게 해야 할지 한동안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결국 묻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두고 돌아왔던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분명한 건, 죽은 줄 알고 불을 붙이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까지도 좀 속상했는지 미안했는지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