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우리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다독상을 줬었다. 기준은 도서관에서 책을 가장 많이 대여한 사람 순서였다. 1등을 했던 아이는 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던 아이였는데, 그 아이의 점심시간 일과는 늘 비슷했다. 전날 빌렸던 책 몇 권을 바로 반납하고, 다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빌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빌린 책들은 그대로 책상 안으로 들어갔고, 표지도 한 번 펴지지 않은 채 다음 날 다시 반납되었다.
왜 그런 일을 반복했을까. 왜 하필 다독상을 노려서 그렇게 했을까. 가장 확실하고 쉽게 탈 수 있는 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심심풀이였을까. 그 이유는 나는 평생 알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