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4 옛 동네 탐방

고등학교

by 허지현

입시를 마친 고등학생 시절, 혼자서 옛날에 초등학교에 살던 아파트 단지와 주변 동네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전에 살던 곳이 어땠는지 다시 직접 보고 싶어서 방문하게 되었고 어머니도 이를 낭만적으로 생각하여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얘기해 주셨다. 그렇게 방문한 옛 동네는 내 기억보다 모든 것이 작았고 은근히 변한 것들도 많았다.


옛날에 내가 놀던 놀이터의 기구들은 좀 더 안전하게 갈아엎어져서 사라졌다. 옛날에는 용머리가 양 끝으로 2개 달린 원심분리기라고도 부르던 뺑뺑이와 시소, 뾰족하게 높은 미끄럼틀 구조물, 철 파이프 통로 등이 모래사장이 안에 있었는데 탄탄한 매트구조로 바뀌어버렸다.


아파트 뒤 산책로의 나무들의 높이도 훨씬 크게 자라 버렸지만 전반적인 구조나 넓이는 생각보다 짧고 작게 느껴졌다. 키가 작던 초등학교 시절이었기에 그 괴리감을 몸소 느끼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과거의 흐릿한 기억과 당시를 비교하며 미묘한 향수와 떠나간 세월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다. 아마 이때부터 종종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기 시작한 것 같다.


옛날 등굣길을 걸으며 길가에 있던 뽑기나 오락기 같은 동전 게임기들도 이 당시는 좀 남아 있었다. 이전에 다녔었던 초등학교 안에도 들어가 보았는데, 방학이어서 그런지 딱히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는 않았었다. 운동장에는 손을 닦는 개수대와 모래 축구장 및 골대가 있었다. 학교 안에 있는 교실들이나 복도 등을 보니 잊고 있던 기억들도 한 두 개씩 떠올랐다. 옛날 교실들을 보면서 어떻게 수업을 받았었는지, 컴퓨터 수업은 어디서 들었는지 등 초등학교 시절 생활을 되돌려 보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향수를 느꼈던 것이 즐겁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나와 또 다른 방향으로 걷다 보니 운영하지 않는 철도길도 나와 그를 따라 걸으며 주변을 서성이던 기억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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