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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도령 Mar 07. 2022

전설의 농구화, 에어조던 1

Air Jordan 1 LA to Chicago 리뷰

신형 자동차보다 비싼 신발이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2022년 3월 5일 기준으로 미국의 스니커즈 리셀 사이트 StockX에서 실제 오리지널 에어조던 1 시카고(1985년판)의 최근 거래액은 대략 2,400만원을 웃돌며, 현재 가장 낮은 비딩 금액은 4,400만원에 조금 모자란다. 도대체 에어조던 1은 어떤 신발이길래, 어떤 사람들이 그 거금을 내고 왜 이 신발을 사는 것일까?


Air Jordan 1의 배경과 그 의미

Air Jordan은 철저히 나이키의 계산 하에 만들어진 신발이다. 지금은 마이클 조던을 떠올리면 당연히 나이키를 떠올리지만, 조던은 대학교 시절엔 그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스폰서십을 맡고 있던 컨버스 농구화를 신었다. NBA 데뷔 후에도 아디다스와 계약을 하고 싶어 했으며, 나이키가 최종 계약금을 제시했을 때도 아디다스에서 그와 비슷한 금액을 제공한다면 아디다스와 계약한다고 통보하였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마이클 조던은 나이키와 계약하게 된다.


또 나이키의 계산적인 마케팅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사건이 있다. 에어 조던 1에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당시 NBA에선 ‘소속 팀의 색상이 들어가고 팀원들과 같은 유니폼과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규칙이 있었다. 나이키는 마이클 조던에게 그 규칙을 무시한 채 검고 붉은 브래드 색상의 에어 조던 1을 착용해달라고 요청했고, 규칙 위반에 대한 벌금을 지원해주기로 한다.

좌측부터 에어쉽을 착용한 마이클 조던, 에어쉽, 검붉은 에어쉽을 착용한 마이클 조던

그러나 실상은 이와 많이 다르다. 마이클 조던이 처음 NBA에서 경기를 하며 신은 모델은 조던 1이 아닌 에어 쉽이란 모델이다. 조던 1의 아버지 격인 이 신발은 에어 조던 1의 출시를 준비하는 동안 눈에 덜 띄는 형태로 마이클에게 신겨졌다. 또 위에서 설명한 규칙을 최초로 위반한 신발도 에어조던 1이 아닌 브레드 컬러 에어 쉽이다.


나이키 앞으로 온 NBA 경고문의 일자는 1984년 10월 18인 반면, 조던 1 브래드의 발매일은 1년 뒤인 85년 9월 15일이다

실제로 나이키의 앞으로 온 NBA의 경고문 일자가 조던 1 브래드의 발매일을 앞선 것을 볼 수 있다. 마이클 조던은 정규 NBA 경기에서 브래드 색상의 조던을 착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정규 경기가 아닌 NBA 올스타 게임이나 각종 잡지의 컨셉샷 등에서 조던 1을 신고 나와 어물쩍 넘어간 뒤, 나이키의 마케팅으로 위와 같은 설이 사실처럼 퍼진 것이다. 나이키가 벌금을 대신 내줬다는 그런 공식 기록이나 문서도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에어쉽이 조던 1이고, 조던 1이 에어쉽인 물아일체의 경지, 혼이 담긴 구라!

뭐 나이키가 거짓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이클 조던이 농구의 황제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에게 전 세계가 열광했고 많은 이들이 동경했다는 사실 또한 그렇다. 사실 조던 1은 발매 당시에도 그렇게 뛰어난 기능을 가진 농구화는 아니었다. 에어가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높은 점프 후 착지할 때 쿠션감이 좋지는 못했다. 대신 발목을 잘 잡아준다는 장점 정도는 있었는데, 이는 곧 조던 1에게 농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와 인연을 맺어준다.


조던 1을 착용한 Vert 스케이터들

바로 스케이트 보딩이다. 기존에는 스케이트 보딩에서 로우탑 스니커즈가 우세였으나, 나이키의 신들린 반항적 이미지 마케팅 덕분에 수많은 스케이터들이 조던 1의 매력에 빠졌다. 조던 1이 발매된 지 장시간이 지나고 가격이 차츰 내려가자 하이탑 스니커즈를 선호하던 스케이터들이 조던 1을 착용하고 스케이트 보딩을 하기 시작했다. 발목의 접지력이 스케이트 보드를 탈 때 어느 정도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LA to Chicago Jordan 1

LA to Chicago Jordan 1

이 두 문화를 기념하기 위해 발매된 신발이 있으니, 흔히들 라투시 부르는 LA to Chicago 조던 1이다. 스케이트 보더들의 성지이자 그 문화가 대표적인 도시인 LA에도 농구팀이 있으니 바로 Lakers다. 그들의 시그니처 색인 노랑과 보라색이다. 라투시 또한 그 점에 착안하여 Lakers팀의 시그니처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징 및 장단점

라투시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스케이트 보딩의 고장 LA를 나타내는 색으로 발매되었다. 그러나 이 신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저 색이 벗겨진다는 점이다. 노랑과 보라색의 표피를 벗겨내면 조던 1의 본고장 시카고의 농구팀 Chicago Bulls의 시그니처 색 검은색과 붉은색이 나타난다. 이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신발이 긁힐 때 그 원색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는 필자를 저세상으로 보낼만한 낭만 수치다.

이 신발의 장점이 곧 단점이다. 조던 1이 늘 그러하듯 제한된 수량과 광적인 인기에 힘입어 리셀 가격을 하늘을 찌른다. 낭만 가득한 신발의 모토도 어마어마한 가격 앞에서는 움츠려 들기 마련이다. 마구잡이로 신고 다니며 긁어서 나만의 조던 1을 만들고 싶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고가인 데다 시카고 본연의 색을 즐기고 싶기에 대다수의 구매자들은 아세톤으로 LA의 색을 지워 시카고 색으로 탈바꿈해 신고 다닌다. 필자도 부끄럽지만 그런 부류에 속한다.


일반 시카고와 다른 점은 바닥 솔의 색과 신발의 가죽을 잇는 실이 검은색이라는 점이다. 또한 아세톤으로 벗겨냈기에 부분 부분 완벽하지 않게 다른 색이 섞여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어리숙한 부분 또한 이 신발의 매력이라고 느끼게 해 주기에 딱히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적 의미 및 구매 이유

필자가 취직을 하고 나서 경제적 자유를 얻은 뒤, 처음으로 거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조던 1의 인기가 더욱 높았고 정말 "멋진" 운동화가 신고 싶었다. 사회에서의 첫 자유이자 속박, 그 첫걸음을 소비로 느끼고 싶어 구매를 하게 되었다. 본인뿐만 아니라 조던 1이 가진 그 문화의 의미를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는 신발이기에 더욱 끌려 구매하게 되었다. 오늘도 어리숙한 본인의 착샷으로 마무리한다.

어리숙한 필자의 착샷

P.S. 필자에게는 이 외에도 다른 조던 1이 하나 더 있다. 유니버시티 블루 색상의 조던 1인데, 이는 마이클 조던 1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시그니처 색이라 한다. 사실 정말 갖고 싶었다기보단 발매 당시 처음으로 래플에 응모했는데 당첨이 되어 얼떨결에 구매했다. 여름에 반바지랑 신기 좋아하지만, 그렇게 많이 신는 편은 아닌지라 무차별한 소비에 다시 한번 반성한다.

University Blue Jordan 1

참고자료

와디의 신발장: https://www.youtube.com/watch?v=2JZLSoq_Te8&t=336s&ab_channel=%EC%99%80%EB%94%94%EC%9D%98%EC%8B%A0%EB%B0%9C%EC%9E%A5

위 영상의 원글 작성자 블로그(원글은 삭제된 것으로 보임): https://blog.naver.com/stellamore

오렌지킹의 블로그를 위장한 창고: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eunx&logNo=220802731132

조던 1은 어떻게 스케이트 보딩에 영향을 끼쳤는가(영문): https://www.modern-notoriety.com/how-the-air-jordan-1-became-significant-in-the-skat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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