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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나를 비추는 거울

나의 말하는 수준은?

by 시절청춘

오늘 아침, 나는 순간적으로 치솟는 분노를 감당하지 못해 평소의 차분한 모습을 잃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말은 과연 어떤 수준일까?'


글쓰기를 할 때는 늘 긍정적이고 좋은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하면서, 정작 일상에서 내뱉는 말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의문이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았다.


비록 흔히 말하는 심한 욕설은 아니었지만, 흥분과 분노가 섞인 떨리는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내가 평정심을 완전히 놓쳤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주말, 아내와 나눈 대화는 오늘 아침의 깨달음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아내는 갑자기 "당신 말에는 욕설이 없어서 정말 좋아요. 오히려 제가 욕설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 부끄러울 때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친한 사람들과 있다 보면 대개 가볍게 욕설을 섞곤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그 질문에 나는 어릴 때부터 욕설을 쓰지 않는 가정환경과 순수한 친구들의 영향이 컸다고 대답했다.


돌이켜보니 정말 그랬다. 욕설을 자주 하는 친구들은 무의식적으로 멀리했던 기억도 희미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나의 언어 습관이 늘 이렇게 품위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서 나는 혈기 왕성한 나이에 욕설을 입에 달고 살았다.


더 강해 보이고 싶어 일부러 더 많은 욕설을 퍼부어대기도 했고, 심지어 부대 설문에서는 '욕설을 가장 많이 하는 간부'로 지목받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휴가, 조카와 대화를 나누다가 조카의 싸늘해진 얼굴을 마주했다.


"삼촌, 방금 나한테 욕했어?" 그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욕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그 뒤로 욕설을 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욕설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렇다. ㅎ)



사람은 각자 고유의 말투와 언어 습관을 지니고 살아간다.


아무리 멋진 옷을 입고 외모를 가꾼다 해도, 입에서 저급한 욕설이 튀어나온다면 누가 그 사람을 품위 있다고 생각할까?


반대로 소박한 차림새일지라도 언어에서 풍기는 격조는 그 사람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고귀하고 품위 있는 존재로 바꿔놓을 수 있다.


말은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그 사람의 내면과 인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오늘 아침의 경험과 아내와의 대화는 나에게 다시 한번 내 말의 수준과 습관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혹시 내 언어 습관이 주변 동료, 친구, 또는 가족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겨주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자신을 규정하고, 타인에게 비치는 우리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오늘 하루, 내 언어가 어떤 향기를 품고 있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나의 말 한마디는 나의 품격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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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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