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음식

어머니의 맛, 그리고 진짜 음식의 의미

by 시절청춘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밥상은 늘 비슷했습니다.


나물 반찬과 생선 요리.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생선 요리를 무척 싫어했습니다.


바닷가에서 자란 사람이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이 그랬습니다.


가을이면 어머니가 전어회를 떠주시기도 했지만, 한두 점 정도만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요리솜씨는 대단했습니다.


명절이면 온갖 부침개와 나물, 찰떡과 화전이 상에 올랐습니다.


명절이 지나면 남은 전과 생선들을 모아 끓여주셨던 잡탕국도 잊히지 않습니다.


고향을 떠난 뒤 가장 그리웠던 음식이 바로 어머니의 부침개였는데, 나중에야 된장을 풀어 반죽을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 방아잎이 더해져 향긋했던 맛은 지금도 또렷합니다.


바닷가라 해초류 음식도 흔했습니다.


톳나물, 그리고 지금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된 청각무침. 어릴 적에는 그 맛을 몰랐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소중한 맛으로 기억됩니다.


또 마른 생선으로 해주셨던 찜 요리 역시 그리움 속에 남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겐 특별히 화려하거나 대단한 음식의 기억은 없습니다.


다만 어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음식들이 마음에 남아 있을 뿐입니다.


결혼 후에는 아내가 해주는 음식에 맞춰 입맛이 변했습니다.


저야 원래 크게 까다롭지 않아 웬만한 음식은 다 잘 먹습니다.


중요한 것은 음식 자체보다 그 음식을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시간과 마음이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은, 진짜 맛있는 음식은 재료나 조리법 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웃으며 함께 나누는 자리, 따뜻한 대화와 웃음이 오가는 그 순간에 담긴 음식이야말로 가장 맛있습니다.


아무리 산해진미라 해도 마음이 편치 않다면 그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음식의 가치는 값비싼 메뉴에 있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소박한 한 끼가 오히려 더 깊고 진한 맛을 남깁니다.


음식은 결국 사랑을 나누는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음식의 진짜 맛은 재료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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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구글 이마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