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이라는 이름의 거울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십니까?”
어릴 적 이 질문에 저는 늘 이순신 장군이라고 주저 없이 대답하곤 했습니다.
존경은 오직 위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감정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군에게서 느꼈던 불굴의 정신과 충성심은 당연히 존경받을 만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분의 삶이 제 삶을 직접적으로 바꾸어 놓지는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 저에게는 그저 막연한 존경심에 불과했습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는 존경할 만한 대상을 찾기가 더욱 어려웠습니다.
좋아하는 선배들은 많았지만, 삶의 길잡이가 될 만큼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오히려 가끔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한나라의 명장 한신을 존경하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능력으로 공을 세웠으나, 결국 주군의 의심을 받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물입니다.
이처럼 제 삶에서 존경의 대상은 늘 ‘위인’이었을 뿐, 가까운 주변에서 존경심을 불러일으킨 분은 드물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아들이었습니다.
아들은 어린 시절부터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아빠”라고 답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어린아이의 말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심지어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변함없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혹시 용돈을 더 받으려는 전략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지만, 존경이라는 단어를 단순한 이익을 위해 쓰기에는 그 무게가 너무 컸습니다.
그 사실은 제게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함을 안겨주었습니다.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는 아빠인데, 저를 존경한다고 말하는 아이. 그래서 더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존경이란 단순히 누군가를 우러러보는 감정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목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동시에 누군가에게 존경받는 삶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의 거울이 되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족의 존경을 받는 삶은, 어쩌면 제가 살아온 날들의 보상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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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구글 이마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