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었던 눈빛

by 시절청춘

글을 적다가 말다가 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음이 자꾸 어딘가로 기울어져 버리는 탓일까요.


글을 쓰기 전에는 ‘그래, 이런 소소함 속에서 행복을 찾는 글을 써야지.’ 하면서 시작하는데, 막상 쓰다 보면 이상하게 다른 길로 흘러가 버립니다.


이상할 만큼요.



얼마 전부터 자주 마주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참 예쁜 녀석이라 마음이 스르르 열리곤 했죠.


예전엔 곁으로 다가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녀석이 저를 슬그머니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는데, 괜히 제가 미안해졌습니다.


집사가 될 수도 없는 주제에 마음만 앞서 다가갔던 걸까요.



녀석은 워낙 순해서 사람들을 잘 따릅니다.


여기저기서 사랑을 받고, 이 사람 저 사람 곁에 가서 몸을 비비기도 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 틈에선 저를 대수롭지 않게 대하다가, 단둘이 남으면 경계하는 기색이 느껴집니다.


그 눈빛이 묘하게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레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우연히 마주쳐도 시선을 피하고, 다가가지 않기로요.


녀석은 이미 다른 이들과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굳이 저만 애태우며 마음을 얹을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문제는, 그런 결심을 해도 녀석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는 겁니다.


가끔 귀엽게 올려다보는 눈빛 하나에, 또다시 집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듭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 형편으론 품을 수 없는 인연이기에, 정을 떼야만 한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멀찍이서 바라만 보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립니다.


“좋은 집사 만나서, 따뜻하게 지내렴.”


고양이 집사가 되고 싶지만 되지 못하는 이 마음,
그건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닿지 못하는 애정입니다.


손 내밀고 싶지만, 닿을 수 없다는 걸 아는 마음.
그래서 더 조용히, 더 깊게 가슴에 남는 감정이죠.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때도, 진심은 조용히 머물러 있다.


#감성글 #감성에세이 #고양이와나 #마음의거리
#잔잔한위로 #소소한행복 #감정기록 #따뜻한글
#짧은글 #마음은청춘

[배경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나노 바나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