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귀 사이의 균형

by 시절청춘

가을비가 장맛비처럼 계속 내리고 있네요.

하늘은 뭐가 그렇게 슬퍼서 자꾸 울고 있는 걸까요?

정작 울고 싶은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말이죠.

혹시나 대신 울어주고 있는 것일까요?

어른들이 울고 다니면 창피할까 봐, 하늘이 알아서 울어주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비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질 않으니 문제예요.

내려야 할 봄과 여름에는 오지 않더니, 뒤늦은 가을에야 이렇게 쏟아지니 참 난감합니다.

꼭 필요할 땐 보이지 않다가, 불필요할 땐 수시로 눈에 띄는 물건들처럼요.




예전의 저는 늘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 개인사와 험담, 불만을 털어놓곤 했지요.

저는 그저 묵묵히 들어주었을 뿐, 어떤 답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오히려 신뢰로 이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정보는 많이 알았지만, 단 한 번도 밖으로 새나간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랬던 제가 이제는 듣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공감해 주되, 필요하다면 결론도 내리고 잘못된 길이라면 조언도 합니다.

물론 상대에 따라 기분이 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제가 말하지 않는다면, 상대는 알지 못합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표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예전처럼 듣기만 하지 않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 조금 섭섭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조금 편해졌기에 신경 쓰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늘 전하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어려울 때는 언제든 찾아오라.”



참 좋은 선배 같지요?

그런데 정작 저는 누구에게 가야 할까요.

그 고민 끝에, 지금은 이렇게 글로 마음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다 털어놓을 순 없어도, 조금은요.



창밖에는 여전히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퇴근길, 조심히 이동하시길 바랍니다.



말은 나를 드러내는 창이자, 마음을 풀어내는 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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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나노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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