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질,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

단단해지는 중입니다

by 시절청춘

담금질의 시간


이글거리는 붉은빛,
숨 막히는 열기 속에서
강렬한 메질을 견디는 시간.


서슬 퍼런 푸른빛,
살을 에는 냉기 속에서
치솟는 하얀 증기를 뿜으며
식혀지고 굳어지는 인내의 시간.


극과 극의 만남.
뜨거움과 차가움이 뒤엉켜
자욱하게 피어오른 안개는
이내 시야를 뒤덮지만


그 수많은 담금질 끝에
붉었던 쇳조각은 비로소
깊고 단단한
푸른 회색의 빛을 낸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 지난한 반복 속에
더욱 강하게 단련되고 있는 것일지도...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지고, 사람은 겪을수록 깊어진다


좋은 쇠를 만들려면 원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충분한 '담금질'이 가장 필요합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쇠를 반복해서 두드리고, 그걸 다시 차가운 물에 담그는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죠.

쇠는 그 극한의 온도 차이를 견디며 마침내 강한 명품으로 거듭납니다.

전문가가 되어가는 길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타고난 재능으로 처음부터 앞서 나가는 사람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긴 시간 동안 시행착오라는 망치질을 견뎌내며 결국 자기만의 정상에 닿게 됩니다.

TV에 나오는 ‘생활의 달인’들을 우리가 존경스럽게 느끼는 건, 그들의 놀라운 기술 때문만은 아닙니다.

수많은 시간 속에서 묵묵히 쌓아온 인내와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인 것이죠.

35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며 뒤를 돌아보니, 저 역시 끈질긴 담금질의 시간을 거쳐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시작할 땐 그저 투박한 원석에 가까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맨땅에 헤딩’하듯 부딪히기도 했고, 덜 익은 지식을 내 것인 양 으스댄 적도 많았습니다.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정답처럼 떠들던 치기 어린 시절,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다 붉어집니다.

만약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를 만난다면 어떨까요?

아마 한 번쯤은 따끔하게 혼내고 싶다가도, 결국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줄 따뜻한 조언을 건넬 것 같습니다.

그 지적과 가르침, 그리고 배우는 과정 역시 성장에는 꼭 필요한 담금질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 저는 유난히 ‘강함’에 집착했습니다.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스스로 담을 쌓으며 독하게 버텼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강하기만 한 것은 오히려 쉽게 부러진다”는 점입니다.

저 스스로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다고 믿었지만, 세상 밖에는 저보다 더 센 존재들이 가득했습니다.

너무 뻣뻣하고 딱딱하면 오히려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결국은 부러지고 맙니다.

진짜 강함은 겉으로 크고 요란하게 드러나는 게 아닙니다.

굳이 힘을 내세우지 않아도 충분히 담금질된 사람은 언젠가 자연스럽게 빛이 나게 마련이지요.

묵묵히 쌓아온 실력과 진심은 결정적인 순간에 반드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조금 느릴지는 몰라도, 세상은 결국 진짜를 알아보게 됩니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모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다 보면 조회 수가 나오지 않아 실망할 때도 있죠.

그래도 이런 실패나 무관심조차 작가가 되어가는 담금질의 일부라 생각합니다.

열정으로 써 내려가고, 냉정하게 다시 퇴고하는 이 반복의 시간이 결국에는 우리를 미래의 작가로 단련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시련이라는 망치질이 너무 아프게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지금 당신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해지는 중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를 믿고 묵묵히 견뎌내길 바라봅니다.



시련은 결국 나를 명작(품)으로 만들어 주는 장인의 손길이다.



<YB(윤도현 밴드) - 흰 수염고래>

https://youtu.be/iD54IrEyiK8?si=rap87ldJWjOVDidC


[커버 이미지 출처] Gemini 생성 (나노 바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