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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譯 니체의 말'을 읽은 내 생각

20. '무엇인가를 위해' 행동하지 마라

by 시절청춘

[020] '무엇인가를 위해' 행동하지 마라


씁쓸하면서도 익숙한 문장,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의 탓"이 있다. 이 짧은 문장을 깊이 들여다보면,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자기 방어의 의미가 그대로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실패의 그림자가 드리기도 전에 이미 남을 탓할 준비를 하는 모습은 아마도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방어적 태도일 것이다. 성공의 달콤함은 온전히 자신의 능력과 노력의 결과로 포장하고 싶어 하지만, 실패의 쓴맛은 애써 외부 요인으로 책임을 돌리려는 얕은 속셈이 드러난다.

주변을 둘러보면 환경이나 부모를 탓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물론 불우한 환경과 부모의 능력 부족 등은 개인의 성장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힘겨운 현실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모든 불행의 원인이 외부 요인에만 있을까? 만약 환경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까? 냉정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아무리 비옥한 토양과 든든한 울타리가 주어져도, 스스로 뿌리내리고 성장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 모든 혜택은 그저 그림자에 불과할 수 있다.

직장이나 인간관계에서 종종 '생색'이라는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도와줬으니 네가 잘 된 거야", "쟤는 내가 키웠어. 나한테 감사해야 해"와 같은 말은 마치 자신의 공로를 과시하고 상대방을 은혜를 갚아야 할 존재로 여기는 듯하다. 정말 그들이 주장하는 만큼 결정적인 도움을 준 걸까? 때로는 사소한 도움을 과장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허영심일 수 있다. 진정한 도움은 조용히 건네는 따뜻한 손길과 같다. 대가를 바라거나 공을 내세우는 순간, 순수한 의도는 사라지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남을 도우면서 은근히 우월감을 드러내고 싶다면, 그 마음을 멈춰야 한다. 그릇된 마음이 오히려 상대방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선행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그 순수함에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처럼, 진정한 나눔은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이뤄진다. 대가 없이, 이름조차 남기지 않은 채 베푸는 마음은 받는 이에게 깊은 감동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반대로 자신의 선행을 과시하고 떠벌리는 행위는 그 의도 자체를 의심받게 하고 편견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베풀어주길 바란다. 도움을 받고도 모든 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이뤘다고 떠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진실은 예상치 못한 순간,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밝혀지기 마련이니까. 어쩌면 '잘 되면 내 탓'이라고 외치는 그 사람의 공치사 뒤에, 이름 없는 당신의 따뜻한 손길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




일을 도와줄 때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도와야 한다. 대가나 핑곗거리를 찾는 순간 도움은 청탁이 되거나 특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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