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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부꾸미 Jan 12. 2022

사랑해 마지않는 커피 이야기

카페라떼 vs 카푸치노, 맛있는 커피는 그날의 온도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커피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차라리 빙수를 먹거나, 커피를 먹더라도 (지금은 입에도 대지 않는) 카페모카정도? 어느 순간 카페가 대중화되고 20대 중반이 되면서부터 진한 커피 한잔이 주는 릴랙스 한 감정을 즐길 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커피는 하루에 최소 두 잔씩은 꾸준히 마시고 있다. 그렇게 7~8년을 보내니 나름 커피맛을 좀 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선호하는 커피는 우유가 들어간 카페라떼이다. 커피의 본고장이라고 해서 이태리가 커피맛의 기준점이라고 볼 수는 없긴 하지만, 그래도 커피맛을 좀 안다고 하면 이태리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하다못해 아메리카노만 즐겨먹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사실 아메리카노도 식후에  즐겨먹는 커피다. 그렇지만 역시 아침 빈속에 혹은 오후 출출한 시간에는 역시 우유 들어간 커피가 최고다. 그래도 또하나 남는 고민점이 있다. 카페라떼를 고를지, 카푸치노를 고를지 하는 것이다. 이건 정말  카페의 커피 맛을 보기 전에는 선택하기 어렵다.


카페라떼는 카푸치노에 비해 우유 양은 많고 우유 거품은 적다. 또한 이건 카페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카푸치노에는 시나몬가루가 첨가된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이건 커피를 마시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점점 심해진다.) 당연히 우유 양이 적어 커피맛이 진한 카푸치노를 선택해야   같지만, 카페마다 커피의 농도가 달라 그렇게 일률적으로 말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요새는 우리나라 카페들의 퀄리티가 말도 못 하게 높아졌지만, 간혹 스팀 내는 것에 서툰 분이 만들어주신 뽀글뽀글한 우유(개)거품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때도 있다. 이때는 차라리 스팀 실력에 영향을 덜 받는 카페라떼가 더 나은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카페 방문에 도전하지 못하고 다니던 카페에서 자주 먹던 메뉴만 고르게 된다.



그런데, 처음 가는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맛의 커피가 서빙되었을 때, 나는 희열을 느낀다. 특히나 오전 시간에 낯선 곳에서 그런 행운을 누린 경우, 나는 왠지 그날 일진이 좋을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카페라떼랑 카푸치노 중 무엇을 고를까는 항상 고민이지만, 전혀 고민되지 않는 옵션이 하나 있다. 뜨거운 커피인지 차가운 커피인지 고르는 것이다. 나는 한여름까지를 포함한 연중 내내 뜨거운 커피만 마신다. 20대 중반이 지나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체질이 바뀌었는지 차가운 음료가 나랑 맞지 않음을 느꼈다. 물도 찬 물은 잘 안 마시고, 미지근하게 마시게 되더라. 뭐 꼭 건강에 관계없이 그냥 내 혀가 뜨거운 커피를 원한다. 무슨 다른 이유가 더 필요하겠는가. 커피 그 자체가 이미 기호식품인 것을.



내일도 맛보게 될 맛있는 커피를 기대하며, 커피 찬양을 마친다. 끝.


-2020.7.15. 작성글



어린날 그시절 추억이 담긴, 친정 근처 최애 카페 카푸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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