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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카페 6화

편지...

딸아이 물건을 챙기러 잠시 집으로 왔다.
집안을 둘러보니 온통 그간의 시간이 그대로 있었다.
수연이하고 아라가 앉아 있던 탁자, 그 위에 놓인 그림책과 색연필들.
여기를 지나 작은 안방이 나오고, 작은 거실 바닥 탁자에 둘러앉아 김밥을 쌓던 그 시간도 그대로였다.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 창수의 가슴을 저미게 했고, 눈물샘이 한없이 터지기 시작했다.
한참 숨을 몰아쉬다가 눈물을 삼키고 정신을 차려 서랍 속 아라의 속옷을 주섬주섬 가방에 챙겨 넣었다.
그러다, 서랍 안쪽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수연이 써놓은 편지였다.

여보, 나야 수연이.
당신 정말 밤낮으로 고생이 많아. 우리를 위해 쉬지도 못하고, 우릴 지켜주어서 정말 고마워.
어제 당신이 바다에 가자고 했을 때 너무 기뻤어. 난생처음 가는 여행이라

뭐를 준비해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챙긴 것 같아.
여보, 우리 세 식구 정말 행복하게 살자. 내가 당신 곁에서 언제나 응원해 줄게.
잊지 말아요. 내 첫사랑은 당신이라는 것을.
수연


그립고 미안하고 사랑스러운 감정들이 밀려왔다.
“수연아… 나 이제 어떡하냐. 너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수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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