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신발

가족여행

똑같은 신발, 다른 사이즈

새벽, 출근을 위해 신발을 신다가

현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족의 신발들을 보았다.

내 신발, 아내 신발, 딸 신발.

얼마 전, 휴가를 내어 가족 여행을 다녀오며

기념으로 똑같이 구입한 신발이다.


이유는 하나.

가족의 단단함을,

어디든 함께 가자는 마음 하나였다.


그 신을 신고 떠났던 여행길은

모두에게 큰 설렘을 안겨주었다.

낯선 곳, 신기한 공간,

익숙하지 않은 골목과 향기,

그 똑같은 신발이 새로운 곳에 발자취를 남기고 여운을 더했다.


모르는 길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우리말이 아닌 낯선 언어와도 마주하며

우린 함께 그 길을 걸었다.


내가 발걸음을 떼면

조금 뒤, 똑같이 생긴 두 걸음이 다가온다.

그리고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서는

나는 한 발 물러나 그들을 바라본다.

흐뭇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주며

서로가 한 걸음 뒤에서

‘가족’이라는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고 웃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맛난 것도 먹고, 사람 구경, 건물 구경,

찾아가는 발걸음마다 설렘이 묻어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신을 신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일은

언제든 좋고,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이 행복함이

늘 계속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오늘도 나는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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