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현우는 틈카페를 지나 현실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될 뿐이었다.
예전처럼 회의에 참석하고, 서류에 서명하고,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았고
평범한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몸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약도, 주사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저 고통만이 깊어질 뿐이었다.
“차라리… 차라리….
이 고통이… 끝났으면…”
현우는 날마다 한숨을 쉬며
몸을 에워싼 통증을 온전히 견뎌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삶은 이제 아무 의미도 없었다.
행복은커녕, 감정조차 느낄 수 없는 껍데기 같은 나날이었다.
그리고…
그날이 찾아왔다.
현우는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났다
그 누구보다 시리고, 아픈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현우는 눈을 떴다.
그가 다시 깨어난 순간은—
죽기 직전의 고통 속, 그 마지막 시점이었다.
다시 온몸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
숨이 끊어질 듯한 절박한 고통.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또다시 느끼며
그 순간,
그는 또 한 번 죽었다.
하지만
또다시 고통의 시점으로 돌아왔다.
현우는 이제 알았다.
그는 죽을 수 없는 형벌 속에 갇힌 것이다.
윤정윤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메아리쳤다.
“당신은 하루를 훔쳤어요.
그래서 하루를 지불해야 해요.
반복되는 ‘죽음의 하루’.
그게 당신의 틈새지옥입니다.”
현우는 외쳤다.
“날 꺼내줘! 이건 아니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그의 폐는 다시 찢어질 듯 숨을 몰아쉬었고,
통증은 다시 뼛속부터 시작되었다.
현우는…
영원히 고통 속에서 죽고, 또 죽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