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이면 테니스를 치러간다. 코로나19와 SNS의 영향으로 테니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실감한다. 매월 정해진 날짜에 열리는 코트 예약에 참여하면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한산했던 그래서 나름 쾌적했던 코트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새로 입문한 사람들(테린이), 라켓을 잠시 놓았다가 다시 잡은 사람들, 식지 않는 열정러들로 코트는 늘 만석이다. 큰 부상 없이 나이 들어서 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테니스의 큰 장점 중에 하나라고 늘 생각해왔다. 손목와 팔꿈치에 엘보우, 어깨 부상 등이 생길 수도 있고 나도 그런 과정을 겪었지만(앞으로 몇 차례 더 겪을 것이다.) 운동을 완전히 그만두거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몸이 망가지는 스포츠는 아니다. 테니스를 못 치게 될 정도면 다른 운동도 못한다. 같이 치는 사람의 둘 중 하나는 팔꿈치나 손목에 보호대 하나쯤은 필히 차고 있지만 대부분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친 탓이다. 올바른 자세로 스트로크를 하고 무리하지 않는다면 거의 다칠 일은 없다고 봐야하는 스포츠이다.
단, 테니스에서의 올바른 스윙과 자세라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거나 생각해서 만들어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만큼 테니스는 쉽지 않은 스포츠이고 배우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린다. 그래서 이른바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딘가 몸에 고장이 나면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제법 소요된다. 바르게 즐기기 위해서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하는 것이다. 레슨도 받고 잘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테니스 서적도 보면서 수련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기를 추천한다.
나도 나름의 인고의 시간을 버티며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기는 했다. 내세울 정도로 잘 치지는 못하지만 테니스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은 갖췄다고 판단된다. 손목, 팔꿈치, 발목, 발가락 부상도 순차적으로 겪어보았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겪은 데미지는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자주가는 코트의 펜스 뒤에는 코트의 사이마다 파티션이 쳐져있다. 간이 펜스라고 해야할까? 테니스를 치다보면 공이 뒤로 빠져서 옆 코트로 굴러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가로로 코트가 3개 이상 펼쳐져 있는 대형 코트는 더 심하다. 그래서 파티션을 설치해서 공이 많이 굴러가지 않도록 나름 세심하게 배려를 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그 위험성을 실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테니스 코트와 코트 사이에 작은 간이 펜스가 쳐져있다. 펜스 후면을 타고 공이 옆 코트로 흘러가지 않도록 한 장치라고나 할까. 세심함, 편의성 면에서는 좋았다. 하지만 안전은?
단식이든 복식이든 테니스 게임을 하다보면 로브볼(상대의 키를 넘겨서 길고 높게 치는 타법)을 받아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날도 복식 경기에서 로브볼을 받았다. 제법 공이 길게 넘어와 뒤로 빠르게 뛰어가서 간신히 쳐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공에 집중한 나머지 파티션을 보지 못한 것이다.
"윽!"
라켓은 날아갔고 나는 쓰러졌다.
"이사람 많이 다쳤어요."
옆 코트 사람들의 말이었다. 저도 동의합니다요.
'엠블런스를 불러야하나', '어디가 찢어졌거나 부러졌나', '터졌나', '집에는 어떻게 가지', '가족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등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스쳐갔다. 나는 파티션에 남자의 중요한 급소 부위 근처를 부딪혔다. 대략 그 근처였는데 너무 아파서 당장은 판단이 안 섰고 사람들에 둘러쌓여 일단은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대로 운동을 당분간 쉬어야 하는가도 싶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부딪힌 부분을 판단컨데 오른쪽 가랑이의 상단이었고 가까스로 중요부위(?)는 피한듯 보였다. 살아생전에 어딘가에 그렇게 강하게 부딪혀본적이 있을까 싶었는데 만약 펜스의 어느 한 부분이 날카롭기라도 했다면 나는 끝이었다. 마침 두꺼운 면 소재의 바지를 입고 간 것도 살짝 보호대 역할을 해준 것 같았다. 꽤 오래 안정을 취하고 움직여보니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듯 했다. 멍은 좀 들겠지만.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 펜스에 부딪힐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일단은 경각심이 생겼고 그 다음은 감사했다. '지금부터는 제2의 테니스 인생을 살겠습니다!'
손에 든 라켓의 그립이 찢어질 정도로 부딪혔다. 내 살점이 아니었음 감사해야한다.
테니스를 치면서 발생하는 부상도 조심해야겠지만 이번일과 같은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작정 뛰지말고 진행 방향에 뭐가 있는지 파악하고 뛰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펜스든 파티션이든 사람이든 꼭! 큰 경험을 하나했으니 이제 어디에 부딪히지는 않겠지.
테니스 칠 때 '부딪힘 사고 방지'를 위한 조언
1. 뛰어가는 방향에 펜스, 파티션, 지주, 네트 등의 위치 파악하기.
2. 바운드 되서 좌우로 심하게 빠지는 공, 로브 상황에서 '무리해서 공 치지 않기.'
3. 스윙 시 사람 위치 파악하기.
4. 공이 옆코트로 넘어가면
"죄송합니다. 땡큐볼이요!"외친다.
직접 공을 주우러 옆 코트에 들어가면안된다.
: 게임 시에 공이 옆 코트로 넘어갔을 때 재빠르게 주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코트에 들어가게 되면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공에 맞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