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와의 전쟁

테니스치면서 생긴 일 - 외전

by 서울체육샘

정오.

40대 2명, 30대 2명, 20대 1명. 남자 다섯이 테니스 모임을 시작했다.

인조잔디 테니스 2코트가 있는 곳 중에 한 곳을 꼬박 4시간 빌렸다. 행복했다.

14시.

옆코트에 어르신들이 오셨다. 나이가 얼마쯤 되셨을까.

60은 그냥 넘어보였고 70은 안되어 보였으나 6보다는 7자에 가까운듯 했다.

그들은 우리보다 한 명이 많았다. 6명.


14시 30분.

'빨간색 티셔츠, 에어조던 농구화, 검은 두건'의 어르신의 말이 귀에 꽂혔다.


"풋폴트하네, 풋폴트하면 안돼!"


내가 풋폴트를 한 것은 아니고 네트 건너편에 있던 1인이 서브를 할 때였다.

빅이어인 나만 들은 건가. 경기를 마무리하고 쉬면서 사람들이 어르신이 뭐라고 하셨냐고 물어보길래 풋폴트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으므로 다들 넘어갔다. '풋폴트 금지'라는 캠페인은 바람직한 거니까.


15시.

"러브(0), 파이브(15를 줄여서)"

스코어를 외치고

네트 건너편에서 1인이 서브를 하려고 한다.

어르신은 어슬렁 바로 뒤를 지나가고 있었다.

"파이브가 뭐야 파이브가. 파이브가 어디있어 피프틴(15)이지, 젊은 사람들이 테니스를 배우려면 제대로 배워야지!"


서브를 넣으려던 1인의 표정이 바뀌었다. 서브 자세를 풀었다. 우리는 무엇을 들은 것인가.

잠시 게임 중단.

'반박하거나 따지러 가야하나', '무시해야하나' 모여서 갑론을박 했다.

나는 바뀌지 않는 것을 바꾸려하면 역효과가 난다고 역설했다. 따귀를 한대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28살 여름, 비슷한 상황에서 나는 실제로 어르신의 지적에 말대꾸, 정면으로 대적했다가 뺨 맞은 적이 있다. 심지어 생일날, 잊을 수 없는 생일빵으로 뇌리에 박혀있다. 경찰도 불러봤지만 에너지 소모가 커서 실이익은 없었다. 모르는척 무시하는게 상책이었다.

그때는 동네 뒷골목이었다 치고 매너를 중시하는 테니스 코트에서 이 무슨 꼰대리즘인가. 대혼돈이 한 번 휘몰아치고 진정이 되는데 1경기가 꼬박 걸렸다.


풋폴트보다 무서운 지적난사, 훈수도발.

'꼰대질 금지'

코트에 풋폴트 금지 옆에 이거 붙여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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