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리려고 무게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켰는데 어깨끈이 어딘가 단단히 고정된 것 같았다. 스쿼트를 하듯 일어서서 보니 이 무거운걸 매고 절대로 어딘가 이동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이걸 매고 다녀야 한다고?"
그러나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
후보생 시절과 각종 훈련을 거치며 자그마한 어깨지만 단련이 된 것일까.
행군에서 소대원의 군장까지 앞으로 매고 걸어가던 모습이 생각난다. 어깨 좁은 소대장이 군장 2개를 짊어 지고 가는 모습을 그 당시 대원들은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너도나도 힘들어서 별 생각 없었을게 분명하다. 날이 몹시 더웠는데 후임의 물까지 얻어먹던 아무개 병사가 생각이 난다.
무거운 가방을 오랜만에 어깨에 맨 탓인지 유난히 아래로 쳐지는 것 같다. 사실 더 나빠질 것도 없으면서 더 좁아질까봐 늘 긴장하며 산다.
쳐진 어깨를 올리고 둥근 어깨를 덜 둥글게 해보고자 열심히 엄지 손가락을 뒤로 찌르며 가슴을 열고 어깨를 펴보지만 신통치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