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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Jan 16. 2023

하리보, 젤리, 100년

독일은 '젤리'였다.

독일은 '자동차'가 유명했던가?

우리나라에도 거리에 주차장에 독일제 차량이 즐비하다. 하지만 쉽게 살 수는 없잖아.

독일의 명차는 쉽게 살 수 없어도 쉽게 살 수 있었던 것이 독일산 젤리, 하리보.

젤리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사서 먹은 것도 평생 손에 꼽힌다. 다만, 학생들이 좋아하길래 간식살 때 마다 사서 나눠준 것이 나와 하리보의 인연이다. 참 많이도 사서 뿌렸다. 학생들을 무장해체 시키는데 하리보 만한 것이 없었다. 정작, 나는 입에도 대지 않았었지만.


아이를 낳아 이제 애들이 8살, 4살이다. 얘네들도 하리보 젤리를 좋아한다. 장을 보러가면 하리보 하나씩은 꼭 사서 온다. 형형색색 곰돌이 젤리가 왜 이토록 인기가 많은가.


아이들과 가볼만 한 곳을 찾다가 인사동에서 하리보 100주년 전시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별거아닌 것 같았던 젤리 회사가 100년이나 되었다는 것이 충격이었고 인사동에서 기념 전시회를 열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는 것도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젤리, 나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다. 티켓 가격도 성인은 2만원. 아이들은 1만 5천원. 절대 저렴한 거 같지 않은 가격의 젤리 전시회에 가야하는가. 그래도 한번 가보자는 생각에 덥썩 예매를 하고 갔다. 색색의 곰돌이 젤리와 골드베렌이라는 케릭터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곧, 하리보의100년의 역사를 맞닥들이게 되었다. 대단한 젤리였다. 젤리를 가지고 이러한 스토리, 전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기획한 회사가 참 잘 만든 전시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도 했다. 다양한 컬러, 모양, 맛의 젤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회 부스에 표현이 되어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도 평소 본인이 즐겨먹던 젤리를 조형물로 혹은 영상으로 AR로 게임으로 만날 수 있어서 즐겁게 전시를 관람했다. 다양한 젤리의 색감 덕분에 사진도 잘 나왔다. 오랜만에 아이들 사진, 가족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마지막에는 역시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전시회의 전략아닌가. 문제는 다른 전시회보다 지갑이 쉽게 열렸다는 것이다. 나오면서 젤리도 잔득 사고 키링도 사줬다. 젤리는 경계심을 사라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젤리, 하리보의 힘이겠지. 차를 타고 오면서 하리보를 먹었다. 이게 이렇게 맛있었나?할 정도였다. 하리보 전시회를 보고 그 역사를 알고 나니 별거 아니었던 젤리가 대단해보였다. 구멍가게에서 혼자 젤리를 만들던 청년의 꿈이 전세계 이렇게 영향력을 줄 수 있다니...그것도 10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서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작고 하찮아 보여도 한번 꾸준히 해볼 동기까지 주는 하리보가 아닌가 싶다.

작은 젤리가 이토록 사랑을 받고 있으니 놀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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