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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언니 Jul 18. 2023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달동네에서 강남까지


Episode 14.




결정사 활용하기 -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라! - 3_1


세 번째 팁은 내용이 길어. 언니의 거절 경험담을 통한 예시도 들어 있거든. Episode 14와 15를 통해 이야기해 줄 테니까 잘 들어봐!



세 번째, 거절당하고 까이고 또 낙담하다가 깨달음이 온다.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상향지원을 하고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돼. 무엇이든 가치가 높을수록 얻기 어렵다는 것 알고 있지?! 시장에는 각자의 필요(Needs)에 따른 보이지 않는 밸런스가 존재하는데 본격적으로 결혼 시장에 들어온 너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거절당하고 까이며 낙담하게 될거야. 


나도 그랬거든. 누구나 쉽게 원하는 결혼을 할 수 있었다면 결혼으로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을 거야. 그만큼 과정이 어렵고 성취했을 때 결과가 드라마틱하니까 돈 받고 소개도 시켜주고 겨우 2-3시간짜리 외출을 위해 샵까지 가서 한껏 꾸미고 소개팅 자리에 나가는 거지. 


만남의 자리에서 1분 1초를 피부로 느끼고 경험하며 시장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명확하게 인지해 가고 매니저가 필터링해 준 ‘너와 매칭이 가능한 상대’들 중에 너와 맞는 성향을 가진 상대의 모습을 자세하고 명확하게 깎아나가 봐. 


앞으로 경험으로 체득하겠지만 무일푼인 여자가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공주님 같은 결혼 생활을 부잣집에서 하게 되는 동화 같은 매칭은 벌어지지 않아. 시장에서는 너의 외모, 키, 몸무게, 학력, 말투, 성향, 성격 등 모든 요소에 가치가 매겨지게 되고 돈이 없더라도 다른 가치로 그만큼을 충당해야 거래가 이루어져. 너의 무일푼 친구가 모아둔 돈도 없고 외모도 그냥 그런 거 같은데 시집을 잘 갔다고!? 그건 네가 모르는 요소가 있거나 친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거야. 


그리고 거절을 당하더라도 아무 성과 없이 당하면 안 돼. 이건 설명이 어려우니 예를 들어줄게. 




이 언니가 까였던 경험인데, 나는 외적으로 잘생기거나 키가 크지 않더라도 대화가 되는 지적인 배우자를 원했기 때문에 말을 조곤 조곤 잘하며 경제관념이 잘 잡혀있는 연구원이나 개발자 같은 남자가 좋다고 매니저에게 이야기했어. 그랬더니, 금융권 오빠들을 초반에 소개해 주더라고. 전체적으로 금융권 오빠들은 내가 원하는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어. 


특히, 마음에 들었던 오빠는 나보다 3살이 많았는데 키는 작았지만 박식하고 말도 잘했으며 예의 있고 외모도 귀여웠어. 이때 스스로의 외적 취향에 대해 확실히 깨달았는데 내가 하얗고 귀여운 복숭아 동자 느낌의 남자를 좋아하더라고. 오히려 키는 중요하지 않았어. 내가 163cm 정도로 그렇게 큰 키가 아닌데도 나랑 비슷거나 조금만 크면 거부감은 전혀 안 들더라고.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금융 오빠와 몇 차례 만남을 지속했는데 아무래도 이 오빠는 직업이 금융권이라 주택청약이나 기타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정말 많았어. 반면, 나는 일반 외국계 기업 직장인으로 상대적으로 아는 게 없었지. 그때는 저축도 평범한 금리의 일반은행에서 하고 있었고 주식도 귓동냥으로 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종목만 하고 있었어. 게다가 청약은 시도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어. 그때는 몰랐지만 아마도 금융 오빠가 대화를 통해서 내 경제 지식이 자신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고는 나의 배우자로서 자질을 의심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 


한없이 너그럽게 나의 외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던 오빠는 데이트를 거듭할수록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어. 나는 이 오빠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해맑고 솔직하게 오빠의 질문에 답했지. 주말에 몇 시에 일어나는지, 운동을 얼마나 규칙적으로 하는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떤지, 결혼한다면 커리어는 어떻게 가져가고 싶은지, 부모님이 어릴 때 나를 어떤 방법으로 양육하셨는지 등등 지금 생각해 보면 오빠의 현실적인 배우자 자질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을 때 나는 오빠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어디서 신혼 식기와 살림들을 마련해야 되는지 계획하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주말에 본가로 간다며 나와의 데이트를 한 주 건너뛴 오빠는 카톡으로 이별을 통보했어. 바로 전 금요일, 여름 맞이 캐러멜 마블링 네일을 기분 좋게 한 후 오빠에게 인증샷을 행복하게 보내며 카톡을 주고받았던 나는 당황했지. 언제부터 잘못되었던 것인가 인지하지 못했어. 그래서 오빠에게 물어봤지. 이유가 무엇인지. 그러자 메시지를 보고도 한참을 답이 없던 그가 답했어. 


‘이 언니는 아직 결혼할 준비는 안된 거 같아.’ 


그의 확신을 느낀 나는 재빨리 그의 연락처를 핸드폰에서 삭제했지. 미련이 많이 남아 있어서 나도 모르게 또 연락할 것 같았거든. 당시 제대로 된 거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나는 충격을 먹었어. 그리고 밤새 그동안의 데이트를 곱씹으며 거절 사유를 분석했지. 




지금부터 잘 들어. 다음 Episode를 통해 이 언니의 성과 있는 거절 후기를 들려줄 테니. 똑같은 과정을 너도 겪게 될거야. 어떤 자세로 거절을 받아들여야 의미 있는 거절로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해. 그리고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고 있는 간접적인 시그널들을 통한 상대 파악 스킬을 이 언니가 공유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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