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언니 Jul 19. 2023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달동네에서 강남까지


Episode 15.




결정사 활용하기 -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라! - 3_2


Episode 14에서 부터 성과 있게 거절 당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이 언니의 경험담을 통해 네가 참고할 수 있게 자세한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는데 이번 Episode에서 어떻게 거절 속에서 성장하는지 이유를 분석해 줄게. 이번 이야기도 언니의 경험담이라 재밌을 거야!




세 번째, 거절당하고 까이고 또 낙담하다가 깨달음이 온다.  

지금부터 그냥 거절당하면 안 돼. 거절에서도 배우는 게 있어야지!


우선 금융 오빠는 내 외모가 본인의 취향이어서 나를 만난 것 같아. 만남의 초반부터 본인의 결혼한 선배들이 주입했던 ‘같이 다닐 때 부끄럽지 않은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를 이야기했었거든. 그리고 일이 바빠서인지 실제 연애 경험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귓동냥으로 연애를 배웠다는 느낌이 들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가 원하던 배우자상은 육각형의 여자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전설 속에만 등장하는 유니콘 수준이었거든. ‘예쁘지만 꾸미는데 관심이 없고 명품 등은 근처에도 안 가야 하며. 자기 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하여 젊음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알뜰한 경제관념에 전문적인 투자 지식들을 겸비하여야 한다. 비서 등 칼퇴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 본인이 퇴근하기 전 집에 항상 있어야 하되, 직장은 아이가 있은 후에도 계속 다녀야 한다. 매주 주말 본인의 접대 골프 도시락을 4개씩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해야 한다. 매달 1회 이상 지방에 사는 결혼 안 한 누나와 부모님을 뵈러 가야 한다. 등등 지금 생각해 보면 현실에서는 이율배반적인 조건들이 많았어.


예를 들어, 예쁘고 같이 다닐 때 부끄럽지 않은 여자는 잘 꾸미는 여자인데 그런 여자가 외모 관리나 명품 등 쇼핑에 관심이 없을 리가 없으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입을 아내가 계속 가져오기를 바라는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비서 등의 직업군을 가진 여성은 결혼이나 출산 후에 직장을 이어가기 쉽지 않고 잠깐 휴직을 하더라도 후에 복귀하기가 전문성을 가진 직업보다는 힘들어.


게다가 직장 여성이 주말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정성 들인 도시락을 4개씩 계속 싸는 건 돈 받으면서도 하기 힘든 것 같아. 이런 점들을 볼 때, 금융 오빠는 현실 연애는 경험이 별로 없는 것 같고 내가 보였던 행동들에서 성향을 유추하기만 하고 실제 겪어보지 않은 상태로 나에게 카톡을 통해 거절의사를 내비친 것을 보면 성격도 조심성이 매우 많으며 보수적인 것 같아. 그래서 자아가 뚜렷하고 개방적인 성격으로 뭐든 겪어보려고 하는 나와는 결혼을 했었더라도 안 맞았을 것 같다는 확신이 지금은 들어. 그렇지만 그때는 몰랐었지. 그래서 내가 어떤 실수를 했었을까. 그래서 계속 곱씹어 봤어.


오빠가 마지막으로 남긴 ‘아직 결혼할 준비는 안된 것 같아.’는 내가 그의 기준에서 볼 때 철이 덜 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선 그가 가진 금융지식에 비해 나는 청약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고 급여통장을 저축은행으로 하면 더 좋은 금리로 저축을 할 수 있는 것도 몰랐어.


그리고 당시 대학원 진학도 생각해 본다고 얘기했었는데 가정을 꾸리며 안정을 추구하려는 금융 오빠가 볼 때는 내가 아직 인생의 도전을 더 추구해 보려는 것 같아 보였나 봐. 그리고 결정적으로 캐러멜 마블 네일 인증샷을 보내는 나를 보며 가정의 재정으로 편입돼야 하는 돈으로 사치를 부리는 배우자를 상상했을 것이고 ‘너는 안 되겠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지.


밤을 꼴딱 새운 다음날 언니는 저축은행 계좌를 열고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어. 그리고 첫 번째 ‘결혼시장에 뛰어들려던 나의 상황’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학원에 가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지. 내 스타일이던 금융 오빠에게서 제대로 된 거절을 당했기 때문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좀 더 준비된 일 인분을 하는 배우자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금융 오빠에게 감사함을 느껴.




이 사건 이후에도 몇 번의 금융권 오빠들을 만났었는데 내가 철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경험에서 깨달음을 얻고 성장했잖아. 너도 앞으로 경험하게 될 거절들에서 성과를 쌓아.       




이전 15화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