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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언니 Jun 30. 2023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달동네에서 강남까지


Episode 2.




나는 어릴 때부터 욕심이 있는 편이라 공부도 꽤 잘했고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등을 즐겨보는 나름 학구적인 스타일이야. 그래서 커리어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AI 데이터 분석에 관련된 석사를 알아보기 시작했어. 국내 학위도 새로 생기는 거라 허세도 좀 붙여서 유명한 학교로 알아봤지. 회사에 다니면서 하면 2년 반정도 걸리는 코스에 그때 당시 6,000만 원 정도 학비가 들더라고. 모아둔 돈에 은행 대출까지 꽤 보태면 가능한 금액이었어.

 

그런데 잘 생각해 봐! 그때 내 나이가 34살이었단 말이야. 모든 게 계획대로 돼서 6,000만 원과 2년 반을 투자하여 37살쯤 되면 석사를 갖고 더 좋은 기업에 이직하게 돼. 그럼 당시 채용시장 시세에 따라 6,000 - 7,000만 원 선의 연봉을 받게 되지. 거기서 생활비 빼고 학비 쓴 거까지 다 메꾼다고 치면 아마 빚 없이 일 인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태까지 돌아오는데 2년쯤 더 걸릴 거야.


그렇게 되면 나는 40살을 넘겨 골드미스가 되겠지. 그리고 계속 경력을 쌓아가면서 똑같은 일상을 살 거고 업계에 한 획을 그을 가능성도 있었을거야.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까 그냥 직장인으로 남았을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상상해서 성공했다고 가정해 볼게. 어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 언니의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니? 소중한 시간과 돈을 효과적으로 인생을 바꾸는데 쓴 것  같니?




지금부터 핵심포인트를 전달할거야. 잘 들어봐. 이언니의  학위를 추가하려던 진짜 이유는 아마도 남들에게 좋게 보이려는 허영심을 채우기 위함이었던 것 같아. ‘와 엘리트다!’ 하는 인상을 나도 모르게 주고 싶었나 봐. 하지만 나는 극현실주의자여서 금방 정신을 차리고 내가 치러야 할 금전적 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며 실질적으로 득 볼 게 없는 석사보다는 결혼 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지. 34살이면 결혼 시장에서도 빠른 게 아니잖아.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은 거라고 들 하잖아.


성차별적이라고 욕할 수도 있지만 네가 당장 그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수요가 있을 때 시장에 ‘나’라는 상품을 공급해야 제 값을 받지.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당시의 ‘나 자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너’를 위한 이야기야. 세상을 바꾸는 정의롭고 이상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을 거야. 이 글을 읽는 순간만큼이라도 ‘너’ 하나에만 집중하도록 해. 나는 ‘너’가 행복한 결혼을 쟁취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쓰는 거야.




그리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거야. 네가 결혼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뭐야? 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매우 현실적인 계기였거든. 안정적이지 못한 삶에서 헤쳐 나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고 내가 챙겨줘야 되고 벌어서 먹여줘야 되는 가족들 걱정을 안 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책임감 있게 일 인분하는 사람을 만나 인생을 꾸려가고 싶었어.


다시 말해, 당시 내가 결혼을 통해 채우고 싶었던 우선적인 수요는 ‘경제적 안정’과 ‘심리적 파트너’의 획득이었어. 네가 가지고 있는 수요는 뭔지 정확히 알고 있니? 그걸 아는 것부터가 결혼이라는 시합에 출전하는 첫 번째 과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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