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아Q정전 – 루쉰
1. 한줄 서평
"정신승리 권하는 사회"
2. 작품 소개 및 배경
『아Q정전(阿Q正傳)』은 1921년 루쉰이 발표한 중국 근대문학의 대표작입니다. 신해혁명 전후 혼란과 변혁의 중국 농촌을 배경으로, 한 날품팔이 하층민 아Q의 삶과 내면을 통해 당시 중국 민중의 무기력, 자기기만, 집단 심리에 대한 사회비판적 시선을 담았습니다. 루쉰은 이 작품에서 봉건 질서, 국민성, 혁명 의식의 혼돈을 날카롭게 풍자하며 ‘아Q식 정신승리법’이라는 아Q의 개인적 특성을 중국인들에게 대입하여 자조섞인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3. 줄거리 요약
아Q는 집도 없이 웨이주앙 마을 사당에서 살아
가는 직업 없는 날품팔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Q를 바삐 필요할 때만 찾고 평소엔 ‘이름을 모르는 사내’로 취급합니다. 그는 굽힐 줄 모르는 자존심과, 항상 모욕이나 패배를 자신만의 ‘정신승리법’으로 뒤바꿔 합리화하는 특유의 자기만족적인 심리를 갖고 있습니다.
본인이 이기지 못하는 상대에게는 특유의 정신
승리법으로 합리화하고, 본인보다 약한 여승이나 과부 등 여자들에게 치근거렸다가 여러 번 구타
당하고, 돈과 이불까지 빼앗기곤 합니다. 마을에서 완전히 소외된 그는 방랑하며 마을에서 사라졌다가 어느 정도 돈을 벌어 다시 돌아와 득의양양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돈을 도적질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다시 냉대만 받게 됩니다.
1911년 신해혁명 당시, 마을에 혁명당이 등장하자 아Q는 처음엔 두려워하다 점차 스스로를 ‘혁명당과 같은 편’이라고 합리화하며, 자신도 혁명에 한몫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어느날 혁명 사건에 연루되어 누명을 쓰고 체포된 아Q는 심문
을 당하게 되고, 심문관이 추궁하고 내민 문서에 글을 모른다는 이유로 서명 대신 동그라미를 그립
니다.
결국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냉혹함을 느끼며, 수많은 ‘굶주린 이리’같은 눈초리가 자신의 영혼을 물어뜯는 것 같은 공포를 겪고, 군중의 무관심 속에서 총살형을 당하며 삶을 마감합니다.
4. 명대사
- “우리 집도 예전에는... 네까짓 놈보다는 훨씬 더 잘살았어! 너 따위가 무어야!”
- “벌레를 치는거야! 됐어? 나는 벌레야. 이래도 놓지 않겠어?”
- “혁명도 좋구나. 가증스러운 놈들. 모조리 엎어버려야해.”
- “총살당한 것은 아Q가 나쁘다는 증거야. 나쁘지 않았다면 왜 총살을 당했겠어? ”
5. 작품 해설
『아 Q 정전』은 개인의 패배와 굴욕을 ‘정신승리’로 합리화하는 인물 아Q를 통해, 당시 중국 사회의 자기기만과 무기력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아Q는 본질적으로 가진 것이 없고 늘 멸시와 구타, 냉대에 시달리지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승리자’로 둔갑시키는 자기만의 메커니즘으로 살아갑니다. 이는 서구 열강의 막강한 국력과 과학기술에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정통성과 문화적, 정신적으로는 본인들이 우월하다고 끊임없이 '정신승리'를 했던 중국을 대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루쉰은 이를 통해 사회적 부패와 집단적 폭력, 약자에 강하고 강자엔 무력한 국민성, 공동체의 무관심과 방관을 드러냅니다. 지난날의 영광에 빠져 민족적인 위기에 처해있었음에도 대국의식을 버리지 못하는 낡은 중국 지식인을 중국인이 직접 비판했다는 점은 고무적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루쉰은 아Q로 대변되는 중국인 그 자체를 비판함과 동시에 마을 사람들, 그러니까 민중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습니다. 작중 배경인 신해혁명
에서도 마을 주민들은 무엇이 바뀐건지는 전혀 알지 못한 채, 혁명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같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집단적으로 아Q를 무시하고
박해하는 모습은 어찌보면 민족적 자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루쉰은 아Q의 최후를 바라보는 주민들이 비판의식 하나 없이 그저 떠들기만 함을 보여 줌으로써, 공동체의 뿌리깊은 노예근성과 우매함을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의지적으로 극복해야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P.s.
아Q는 잘못된 정신승리로 인해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되지만, 이를 반면교사 삼아 주변의 말에 흔들려 나를 잃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합리화를 통해 나를 지키고 정확한 현실인식과 용기를 얻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