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내기 위한 힘 빼기 연습
요즘 들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삶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 건강에 대한 걱정들과 같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끝까지 쥐고 있으려다 보면 마치 바람에 꺾인 나뭇가지처럼 내 마음도 어느새 툭, 하고 부러져버릴 것만 같다.
예전, 할아버지와 함께 동네 뒷산을 종종 오르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는 매번 꼭대기에 오르기 전에 중턱 어디쯤에서 쉬어가곤 하셨다.
나는 그때마다 왜 끝까지 안 가냐고, 얼른 올라갔다가 내려가자고 투덜댔지만
할아버지는 “너무 빨리 가면 오래가지 못한다 ”며
산바람을 맞으며 앉아, 숨을 고를 수 있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시곤 하셨다.
그 시절엔 그게 답답하게만 느껴졌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는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삶은 꼭대기에서만 빛나는 게 아니라는 걸.
중턱에 앉아 숨을 고르고, 주변을 둘러보는 그 시간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걸. 그때 맞은 산바람이 나를 쉬게 해 줬기에 내가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걸.
요즘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조금 힘을 빼도 괜찮지 않을까?’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고, 내 마음을 어루만져도 괜찮지 않을까?
나무가 부러지듯 꺾여버릴까 두려운 날엔
할아버지와 함께 중턱에 앉아 바람을 맞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그때처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내 마음에 바람이 스며들도록
힘을 빼고 살아가기로 한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의 어딘가에
작은 쉼표 하나를 찍어본다.
그리고 조용히 다짐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