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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Dec 07. 2023

쓴 맛도 달달한 시간

이제 급식이 13일 남음. 

1교시까진 좋았다. 2교시 시작종과 함께 보건실 문을 들어서는 인상파 2학년 녀석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말한다.

여기요타이레놀 하나 주세요

~~’을 삼키고,

여긴 약국이 아니란다그리고 여기요는 없고!”

날 째려보며

아프다고요약 주세요!!”

난 원로 보건교사답게 체온 측정을 하면서 잠은 잤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혹시 화나는 일이 있는지 자주 머리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등을 물었다.

! 18! 약만 주면 되잖아요

이쯤 되면 나도 돈다지구는 둥그니깐.

담임선생님과 이야기 좀 할게기다려     

그 후 상황은 상상에 맡긴다.     


그래서 기분이 꿀꿀하다. 3교시 쉬는 시간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온다시끌벅적 난리다그중에 

쌤 만수무강하세요저 장가갈 때까진 사셔야죠” 녀석과

제발 오래 사세요!” 녀석이 보인다.

*아 건*쌤 기분이 거시기한데 웃겨줄래?”

평소 같음 춤을 췄을 녀석들인데둘이 뻘쭘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래 그럼 둘이 사진이나 한 장 찍자쌤이 너희 이야기를 글로 쓰려고 하거든

쭈뼛거리며 마지못해 알겠다며 자세를 취한다.

평소처럼 웃고 장난도 치고 그래봐

두 녀석은 동시에

그냥 찍어요

도도한 놈들.     

6교시에 정*이가 왔다.

*랑 싸워서 말도 안 하는데 쌤이니깐 사진 찍은 거예요그니깐 6교시엔 제발 한 번만 침대에 눕게 해 주세요. 

쌤은 만수무강 못 하겠다속상해서

안 돼요저 장가가는 거 봐야죠.”

그럼 6교시 수업 잘 듣고 건*랑도 화해하고

잠시 망설이다

화해는 좀 생각해 보고 수업은 들어갈게요착하죠저 칭찬해 주세요. 

 

춤을 추지 않아도 꿀꿀함이 싹 날아간다.     

그래며칠 안 남았는데 까짓 거 원하는 거 무조건 주자줘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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