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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Dec 10. 2023

이웃이 생겼어요.

불금엔 한잔해야죠^^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     


유안진 님의 시()가 

우리 귀에 울리던 그때

친구들과 서로에게 물었다.

넌 이런 친구가 있니?”

!”

서로 그렇게 대답하며 웃었다.

전화하면 후다닥

슬리퍼 신고 만나자 했다.

세월이 흘러 결혼으로

사는 곳이 그냥 우리나라일 뿐

지역이 떨어져 있으니 전화만 한다.     


포항에서 이사 온 후

 이웃을 만들지 못했다.

출퇴근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딸과 둘이 산다는 걸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아서다.

대학생이 된 딸이 떠나고 

혼자가 된 난 그냥 살았다.

하지만,

 살다 보면 왠지 집에 들어가기 싫은

그냥 사람이 고픈 그런 날.

동생들이나 친구들에게 전화해 본다.

약속이 있거나 가족들 눈치가 보이거나 같은 동네가 아니라

그냥 그래서 혼자 논다.     

이런 나에게 드디어 이웃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늘 웃으면서 인사를 잘하는 어린 동생이다.

인사만으로도 서로가 당겼는지 

어느새 절친이 되었다.

김치 담갔다고 김치를 해물탕을 끓였다고 해물탕을

우리 집으로 갖다 준다는 문자에 이은 

현관 벨 소리.

마음이 고맙고 예쁘다.     


금요일 퇴근길은 왠지 쓸쓸하다.

약속을 미리 잡음 되겠지만

그게 귀찮은 그런 날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보면서 혼술 할까 하다 

문득 전화했다.

“뭐 해! 우리 집에서 한잔할까?”

언니 좋아요후다닥 식구들 

저녁 주고 올라갈게요

세상에드디어 내게도 

김칫국물 묻은 옷을 입고

슬리퍼 신은 채 만날 친구가 생겼다.

후다닥 술상을 차렸다.

 우린 와인 2병을 처리했다

숙취는 상상에 맡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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