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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lilla Nov 27. 2022

우직하게 불운한 삶을 헤쳐 나아가며

루이스 쌔커의 구덩이를 읽고

서점에서 작은 아들 추천 도서를 찾던 중 제목이 눈에 띄었는데, 선뜻 고르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연구회 회장님이 토론도서를 추천해 보라고 해서 생각하다가 우연히 이 책의 제목이 떠올라서 말씀드렸더니 회장님이 바로 주문을 하셨다. 제목이 특이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었는데, 읽자마자 빨려 들어갔다. 일단 글자 수가 많지 않고 장별 내용이 길지 않아 읽기도 수월하고 내용이 짜임새가 있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스탠리는 벌로 초록 캠프에서 구덩이를 파게 된다. 구덩이를 파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전개된다.


억울하게 구덩이를 파게 된 스탠리, 변명조차 하지 않고 묵묵히 구덩이를 파다

16, 스탠리는 못된 아이가 아니었다. 스탠리는 저지르지도 않은 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었다. 스탠리는 단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을 뿐이다.

학교에서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던 스탠리는 어느 날 우연히 자기 앞에 떨어진 운동화를 신게 되고, 이로 인해 벌로 구덩이를 파게 된다. 자신이 잘못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떨어진 불운을 불평하거나 탓하지 않고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뜨거운 사막에서 묵묵히 매일 폭 1.5M, 깊이 1.5M 구덩이를 1개씩 파 나갔다.


친구들의 잘못을 뒤집어쓰고, 친구와 의리를 지켰다.

함께 구덩이를 파던 친구들이 트럭에서  미스터 선생님의 해바라기씨 훔친 사실이 들키자 스탠리는 자신이 훔쳤다고 한다. 이 일로 소장에게 얼굴의 상처를 입게 되고, 미스터 선생님에게 물을 배급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친구 제로의 도움을 받게 되고, 스탠리도 제로에게 글을 가르쳐 주게 된다.

스탠리와 제로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자 이를 시기한 친구들과 부딪히게 되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제로는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모욕을 준 결국  상담 선생님인 팬댄스키 선생님을 삽으로 얼굴을 후려치고 캠프를 떠난다. 캠프를 떠나서는 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제로를 걱정하던 스탠리도 제로를 찾아 캠프를 떠나게 된다. 결국 제로를 찾게 되고 자신이 원하던 것도 찾게 된다.

친구와 의리를 지킴으로 지독한 불운을 행운으로 만드는 단초를 만들게 된다.


가문의 불운, 그 불운에 맞서 그 기나긴 터널을 벗어나다

18쪽, 모든 스탠리 옐네츠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었다. 엄청난 불운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것. 스탠리의 아버지가 "나는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불운은 고조할아버지부터 시작이 된다. 고조할아버지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받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저주를 받는다. 증조할아버지는 역마차를 타고 가다가 무법자에게 전 재산을 빼앗겨 버렸다. 그러나 스탠리 아버지의 말처럼 실패에서 배우고, 그 불운을 저주하지 않고 맞서 조상들의 불운을 행운으로 엮어낸다.

그렇다. 어쩌면 나의 삶의 태도와 방식,  나의 행동이  후손들의  삶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들도 실패에서 배우고, 불운이 닥치더라도 희망을 잃지않고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올바른 삶의 태도로 희망을 가지고 버티어 나간다면  아이들도 그러하리라.


운명적 삶

264쪽, 운동화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스탠리는 그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건 분명 운명이었다.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어 억울하게 초록 호수에 구덩이를 파러 가게 된 스탠리. 하지만 스탠리는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구덩이를 파 나간다. 구덩이를 파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동료들과 상담 선생님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만 친구들의 잘못을 혼자 뒤집어쓰고,차별을 당하는 제로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함께 고난을 맞이한다. 고난을 끝까지 버티고 인간적 도리를 지키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불운을 마침내 떨쳐 버린다. 불운을 탓하지 하고 겪어야 할 현실을 차분히 버티어 나가는 것, 그것이 불운한 운명적 삶을 대하는 태도 아닐까?

스탠리의 우직함이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 손익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고, 조금도 손해보려 하지않으려는  오늘날 나에게  큰 울림을   준다.




도서정보: 구덩이, 루이스쌔커 장편소설, 김영선 옮김,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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