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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Mar 12. 2022

공모전 일상

매일 쓰는 일상을 보내면서

 이래도 되는 걸까. 그런 의심을 하면서 지내다 보면 괜찮은 것 같다가도 울컥울컥 불안해진다. 하지만 지금의 일상이 나에게는 최선이고... 어쩌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최선일까? 나는 조금 더 해야 하지 않나. 더 달려야 하지 않나, 마치 날듯이 달려야 하지 않나, 쉬지 않고 달려야 하지 않나. 어떻게든 체력을 키워야 하지 않나, 더 달릴 수 있도록. 돌이켜 보았을 때 지금의 시간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공모전에 집중하고 있다. 빠듯하고 시간에 쫓기는 기분. 나는 아직도 아직인 걸까, 하는 의심과 함께. 웹소설 공모전을 시작하면서 한 달 동안 매일 한 편씩 글을 써 올렸다. 처음 써보는 거니까 물론 많은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저 매일 일정 분량을 쓰는 연습으로, 매일 쓰는 근육을 키우고 꾸준함을 연습하는 기회로만 삼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시작했지만, 한 달을 꼬박 쓰면서 점점 지쳐 갔다. 우선 재미가 없고... 나도 재미가 없는데 읽는 사람은 오죽할까 싶었다. 흔히 완결은 꼭 내 보라는 조언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당연히 매일 한 편씩 완결까지 가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매일 분량을 채우면서 고통스럽고, 그날의 분량을 완성한 후에도 기쁘지 않고, 이만한 시간을 여기에 쏟느니 차라리 다른 걸 쓰는 게 낫겠다! 는 생각이 들어 결국 금요일을 끝으로 멈추었다. 필수 연재 분량도 채웠고 공모전 기간도 끝나 가니 할 만큼은 했다. 이제 다음 웹소설은 다음 기회에 다른 공모전에서 새롭게 시작해 보기로 하고 마무리.


 이어지는 공모전 중 다음 순서는 중편 동화와 장편 소설이다. 중편 동화는 몇 달 전 써 두었던 2페이지의 낙서 같은 초안을 바탕으로 시작했다. 마침 도전해 보고 싶은 동화 공모전이 생겨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는 내내 즐겁고 재미있어서 혼자 몰래 웃으며 썼다. 물론 막히는 부분, 막막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며칠 동안 조금 더 다듬은 후 응모해 볼 예정이다. 비록 당선되지 못한다고 해도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특히 이 동화에서 만나게 된 인물들이 무척 사랑스럽다. 이런 습작들을 거쳐 가면서 조금씩 글이 좋아지는 것을 보는 건 즐겁다. 조금씩 요령이 생겨서 속도가 붙는 것도 즐겁다. 장편소설은 역시 한 번도 써본 적 없지만, 공모전 때문에 시작해 보려고 한다. 장편씩이나 되는 이야기를 도대체 무슨 내용으로 끌고 가야 할지 막막했지만 웹소설 시놉시스를  구상해 봤던 것처럼 장편 시놉시스를 먼저 구상해 보았다. 물론 처음이니만큼 허술한 점이 많겠지만 대략의 스케치, 대강의 지도가 생겼으니 용기를 갖고 시작해 보려고 한다. 동화 공모전 제출이 끝나면 바로 장편을 시작할 것이다. 하루에 5천 자씩 쓴다면 한 달 정도면 초고를 완성할 수 있다. 속도를 내서 써 볼 생각이다.


 또 매일 써 보려고 노력 중인 시와 동시들. 세상의 수많은 시들을 보면 내 시는 기가 죽고 어디에 올려두기도 초라해 보이지만 매일 쓰려고 노력 중이다. 가끔 하루씩은 빼먹기도 하지만... 분명히 나만의 시를 완성할 때의 기쁨이 있다. 두고두고 다시 꺼내서 읽어 볼 때마다 만족스럽기도 즐겁기도 하다. 그것만으로도 시를 쓸 이유는 충분해진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써야지. 그리고 틈틈이 이 시들모아서 공모전에 보내 봐야지.


 마지막으로 에세이 공모전이 있다. 에세이는 의외로 쉬워 보이면서도 어렵고, 그러니까... 쓸 말이 정말 생각나지 않는다. 소설도 시도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 건 익숙하지만 에세이는 더욱... 그렇달까...? 쓰고 싶은 마음에 비해 글 솜씨도 없고 소재도 없어서 일주일에 1편씩 올리는 브런치 글에도 이렇게 의식의 흐름대로 일기 아닌 일기를 쓰고 있는데... 이번에 응모해 보려는 에세이 공모전의 주제는 음식이다. 음식이라... 하루라도 음식과 떨어져서 살 수는 없는데 이다지도 생각나는 글감이 없다. 기껏 생각해 낸 것이 급식이었는데. 급식에 대해 재밌게 쓸 수 있을지는? 다음 주쯤의 내게 맡겨 두어야겠다.


 다음 주부터는 온라인 합평 수업을 시작한다. 설레기도 걱정되기도 하는데 분명한 건 오랫동안 원했고 기다려 왔다는 것이다. 이 수업을 통해서 더 잘 달릴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마치 하늘을 날듯이 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근육을 잔뜩 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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