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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위하여 Dec 23. 2023

이혼과 눈물

나도 흘려보니 알겠더라

이혼이란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과거 이혼 전 전처는 이혼준비를 나도 모르게 했다. 눈치가 없던 것인지 내가 바보인지 모를 정도로 사업에 빠져있었다. 사업이 잘 안 될 시점 부부간 대화가 줄어들게 되어 서서히 서로 마음이 식어갔다. 결혼 후 남자인 나는 가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이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였다. 돈이라도 잘 벌었다면 맛있는 거도 먹고 쇼핑도 여유 있게 했다면 이혼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보았다.


나중에 전처에게서 들은 이야기지만 이혼이라는 생각이 시작되어 스스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으로 많이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퇴근하고 집에 오는 날이면 나의 숨소리마저 싫어졌다고 했다. 이혼을 하겠다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 순간은 딸과 함께 안고 자면서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때 딸의 나이 4살이다. 이혼이라는 것을 당연히 모를 나이고 엄마가 눈물을 흘릴 때 울지 마 작은 손으로 엄마의 눈물을 닦아 주기만 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전처는 많은 시간 동안 매일 밤마다 딸을 안고서 눈물과 함께 밤을 새웠다. 눈물은 영원할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더 이상의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되니 이혼의 시작이 되었다. 마음의 결정이 되는 날이다. 이혼은 그만큼 힘들다. 많은 눈물을 흘려야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이다. 왜 내가 이 글을 쓰는지는 내가 이혼 이후 딸 때문에 엄청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전처는 나도 모르게 재혼을 하여 딸의 성씨 변경의 문자가 내 가슴을 쿵 치는듯했다. 갑자기 눈물이 폭포수처럼 내 얼굴을 타고 내리며 이불 위에 뚝뚝 떨어뜨리며 딸과 통화하면서 아빠가 정말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말만 겨우 하면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나의 눈물도 어쩌면 딸 때문에 흘린 것이다. 전처도 이혼의 결정으로 딸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린 것이다. 전처가 흘렸을 때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눈물을 내가 흘려보니 전처의 마음을 이해하겠더라는 생각이 든다. 이혼은 눈물과 함께 마음까지 힘들다. 이혼시작 하기 전 일찍 히 눈물을 보았더라면 이혼까지는 막을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딸로 하여 눈물을 흘릴 만큼 흘리고 나니 시원섭섭하였다. 딸의 성씨 변경을 한 달 뒤 내 마음을 승낙했다. 시간의 틈이 생긴 것은 이제 딸을 못 본다는 것을 받아 들려야 하기 때문이다.


딸을 못 본 지 4년이 되어간다. 카톡 사진으로 보는 게 전부이다. 마음속의 눈물은 따뜻하게 만들어 지나간 일에 대해 행복을 빌어준다. 이혼은 눈물과 함께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 좋은 것만 남기게 된다. 잘 살고 있는 모습으로 늘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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