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새로운 직업의 시작 #7 잡생각

by 김은한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말하고 싶어도 나와는 상황이 다르기에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후배에게

“밥 잘 먹었다. 내일 보자.”

후배는


“그래 집에 조심히 가.”


그 자리에서 헤어지고 나의 차로 걸어가는 길이 참 무거웠다. 갑자기 잡생각이 든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집에 가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차에 도착하여 시동 걸어 아무도 없는 집으로 움직였다. 앞을 바라보며 운전하지만 머리는 딴생각을 한다. 그 생각은 어떤 답을 찾을 수도 없고 어디 가서 이야기할 곳 없다.


이 세상에 왜 사는지도 모르는 바보가 되었다. 그 사이 집에 가까워지고 지하에 주차하고 집으로 걸어가는 나를 보니 이상하기도 했다. 아직 한참 일할 나이와 시간인데 대낮에 백수처럼 보이는 나 자신이 노후를 보내고 있는 어른들처럼 같은 공간에 있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저분들은 혼자 살까? 아니면 진짜 일할 장소가 없어서, 이 시간에 현관입구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미래 나 자신이 저렇게 혼자 살고 있을까?


머리를 스쳤다.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런 느낌이 든다. 삶이 지겨워 시간을 등지고 하루를 버티기 위해 잠시나마 밖의 공기를 마시러 그냥 눈 구경하러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집안에서 혼자 티브이 보는 것도 한계가 있고 사람의 눈은 움직이는 물체를 보아야 한다.


귀는 지나가는 여러 가지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 답답함으로 집에 들어가기 싫은데 시간이 더 흐른다면 오죽할까? 여러 생각이 든다. 가야 할 곳이 없어 집으로 들어갔다. 갈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누구를 보더라도 기피증이 생겼다.


대문 열고 신발 벗는 곳에는 슬리퍼 하나뿐이었다. 신발 벗고 거실을 바라보면 그냥 휑하다고 하는 게 맞다. 가구도 몇 개 없는데 그마저 없으니 더 텅 비었다. 옷 대충 벗어던지고 거실에 큰 대자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고요함 속에 있는 순간 고개 돌려 밖을 바라보니 나무의 색깔들이 알록달록 물들여 있었다.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내게는 쓸쓸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다 다시 천장을 보며 귀에 들리는 자동차 소리, 오토바이 소리 등 주변 잡음을 듣다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조용해진 것은 오랜만에 출근하여 그런지 밥을 금방 먹고 들어온 시간으로 살짝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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