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졌다

by Min kyung

전자책이 나왔다. 글을 묶어서 책으로 엮었다. 글을 쓰는 작업이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도 있기에 표현은 적절해야 하고, 주어와 술어의 호응은 이루어져야 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담고 있어야 했다.


그 전의 나의 글들은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머릿속에서 아무 필터도 거치지 않은 채 손으로 나왔다. 재미있다고 생각한 표현들은 유머의 일종이라 생각해서 스스로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때론 이것이 읽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서프라이즈 같은 것일 수도 있는데. 팔딱이고 있는 머릿속 생각들을 잡아서 예쁜 옷 입히고 단장해서 내놓아야 함을 미처 몰랐다.


생각도 옷을 입어야 하는구나. 누군가를 만나야 하기에 제대로 세수도 하고 화장도 해야 하는구나. 그래서 예의를 갖춰 다른 이들을 만나게 되는구나. 그래, 그걸 배운 것 같다. 나의 이야기이기에 전적으로 나의 관점에서 나의 문체를 가지는 것이 모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를 배워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해야 할 일을 버킷리스트라고 할 때 그중하나를 지워나간 느낌이다. 그리고 쓰레기를 갖다 버린 것 같은 시원함도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여러 번 글을 수정해 나갔다. 읽어 볼 때마다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보였다. 나는 주어를 주로 생략해하고 싶은 말을 던지듯이 글을 썼다. 때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쉬이 읽을 수 도 있다. 하지만 자주 반복되는 문장패턴이 지루하기도 하다. 문장을 쓰는 건 그렇고, 글 안에 있었으면 하는 모든 내용들이 마음에 들게 들어갔다. 책 소개하는 란에도 쓰면서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 글들은 모두 나를 위한 글이었다는 것. 과거의 어린아이였던, 나 내면에 아직도 슬퍼하는 어린아이를 위한 글이었다. 그때 알아주지 못했던 그 아이의 감정을 이제 내가 헤아려 준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래 그런 의미가 있으면 그것으로 되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들은 나 스스로 했는데, 나를 위로하는 일도 스스로 하고 있었다. 그래, 참 잘했다.


마음이 후련하다.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해야 속이 시원하다. 하기 어려운 말도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꼭 해야 한다. 이런 생각 때문에 좋지 않은 일도 일어났었다. 그래서 말은 하기 전에 수없이 생각해봐야 하지만, 궁금한 것은 참을 수가 없다. 말을 아껴야 할 데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어떻게 살까.


글을 쓰는데 마음이 조금 더 쉬워졌다. 글을 쓰고 고치는 데 시간을 좀 들여보니 그 수고에 몸이 조금 더 익숙해진 기분이 든다. 근력운동을 하고 나면 다음 운동에 근육통으로 몸이 아프기도 하지만 운동은 조금 더 잘 되는 딱 그런 기분. 글 쓰는 근력도 생기는 건가. 아프면서도 기분 좋고, 힘들면서도 즐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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