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위산은 충청북도에서 선정한 충북 명산 30곳 중 하나로 월악산 국립공원 내의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과 제천시 한수면에 걸쳐있다.
계립령鷄立嶺 북쪽에 위치한 바위산이라 북암산北岩山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마골참, 지릅재라고도 일컫는 계립령은 문헌상 우리나라 도로 사에 있어서 서기 156년 신라 때 처음으로 개척한 고갯길이다. 그보다 더 유력한 명칭 유래는 산자락에 타악기 북鼓 모양의 기암이 있어서이다. 그 기암이 있으므로 해서 북바위산 또는 고산鼓山이라고 칭해졌다는 게 설득력이 있다.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는 월악산 국립공원의 손꼽는 명소인 송계계곡이 위치한 곳이다. 물레방아 휴게소 도로 맞은편의 넓은 주차장에는 우리 일행들 말고도 두 곳의 산악회 버스가 연이어 도착하더니 많은 등산객을 내려준다. 조용했던 산자락이 금세 북적거린다.
말발굽 소리와 북소리를 들으며 고도를 높인다
주차장 바로 앞 소나무와 활엽수 빼곡한 수림 사이로 송계계곡의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를 귀에 담다가 휴게소 쪽으로 길을 건넌다. 물레방아가 도는 휴게소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북바위산에 진입한다.
국립공원이라 등산로는 양호한 편이지만 오르막의 기세가 대단하다. 한참 경사 가파른 길을 오르게 된다. 올라갈수록 조망이 탁월하고 부드러운 바위지대가 줄을 잇는다. 오른쪽 정상 일대에 암봉의 형세가 유독 튀어 보이는 용마봉이 계속 눈길을 잡아끈다.
단체 산행에 많은 산객들이 뒤섞이면서 다소 산만하여 걸음을 빨리해 앞서 나간다. 바위 오름길이 잦지만, 경치가 좋아 빠른 걸음에도 눈동자가 바삐 움직인다. 월악산 주 능선이 아닌 곳에서 영봉을 이처럼 가까이 보는 건 북바위산이 처음인 듯하다. 월악산 전망대라는 별칭을 지닌 북바위산답다. 눈부시도록 푸른 하늘에 생채기라도 낼까 보아 뾰족 월악 영봉 위로 구름 한 점이 움직임 없이 고여 있다.
그러다가 산 중턱에 거대한 바위가 우뚝 나타난다.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마치 인위적으로 바위의 반을 평면으로 잘라낸 것처럼 절묘한 형상이다. 바로 북바위다.
보이는 전면이 북의 몸통처럼 둥근 원형을 이룬 절벽인데 수십 그루의 소나무가 절벽을 감싸고 있다. 폭 40m, 높이 80여 m에 달하는 단애는 색깔까지 쇠가죽과 흡사해 실제로 북을 연상시킨다.
북바위에서 북소리가 울리는 듯하다
전설에 의하면 오름길 내내 따라붙던 용마봉은 월악산 영봉이 타고 다니는 용마이고 지금 보고 있는 북바위는 영봉의 호령을 천하에 알리는 하늘의 북天鼓이었다고 한다. 갑자기 말발굽 소리와 둥둥 북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온다.
북소리를 내며 올라오는 산객들에게 전망대를 양보하고 정상을 향해 진행한다. 높이에 비해 오르막이 길고 많은 편이다. 북바위 옆으로 거대한 암릉에 길게 설치된 계단을 오른다. 북바위를 측면에서 보니 작두로 썰어낸 것 같은 수직 단애에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매달린 것처럼 혹은 박혀있는 것처럼 대단한 생존력을 보여준다.
계단에 올라 돌아보면 월악산이 광활하게 펼쳐졌다. 왼쪽으로 산행이 제한된 박쥐봉을 보고 소나무 늠름하게 뻗은 평평한 흙길을 걷다가 다시 바위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서도 바위를 뚫고 몸뚱이를 뻗어 나왔거나 바위에 뿌리를 뻗어 내린 소나무들을 수두룩 보게 된다. 등로 아래쪽에는 반듯하게 나무를 심어놓은 채종림도 보인다.
북바위 위쪽으로 지름 50cm가량의 홈통바위를 통과하고 경사진 등산로를 거슬러 북바위봉에 올라선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세 개의 봉우리를 더 지나야 정상이다. 정상 직전의 봉우리에 다다르자 정상 뒤편 아래로 사사리 고개가 움푹 낮아져 있다. 아무런 장애 없이 올라왔는데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꽤 험해 보인다. 바위산의 특징이다.
조망 장소가 많아 더욱 더딘 걸음으로 북바위산 최고봉(해발 772m)에 도착했다. 절벽 아래로 석문교 주변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정상의 전망대에서도 월악산 곳곳을 두루두루 조망하고 주흘산과 부봉을 눈에 담는다.
송계계곡 사이로 왼쪽 용마산과 오른쪽 월악산을 조망한다
주흘산과 부봉 능선도 활짝 열렸다
조령산의 신선봉, 마패봉, 연어봉 등 참으로 많은 봉우리가 중첩되어 파란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북쪽으로 계립령, 서쪽으로 충주시 수안보 지역이 가늠된다. 한참 동안 사통팔달의 조망 권역을 살펴보다가 하산한다.
정상에서 사시리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 완만하지만, 때론 급하게 가파르기도 하다. 내리막은 바위 오름길과 완전히 다른 흙길이다.
사시리고개 삼거리에서 뫼악동으로 하산할 수 있지만 박쥐봉 쪽으로 향한다.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일행들보다 조금 더 긴 산행을 하려고 초입부터 서두른 거였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다듬어지지 않은 경사 구간에 조망마저 닫혀 지루하고 적적한 느낌이 든다.
바라보던 이미지와 달리 박쥐봉(해발 782m)은 정상석도 없이 볼품없는 봉우리다. 나무들 너머로 월악산 일대를 둘러보고 바로 움직인다. 여기서 물레방아 휴게소로 내려서는 길은 상당히 거칠고 좁다. 북바위산을 보면서도 땅을 더듬어야 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한참 동안 힘이 들어갔던 근육을 송계계곡에서 풀고 맑은 물에 흐른 땀도 씻어낸다.
시간 맞춰 계곡을 따라 내려와 휴게소에 도착하니 대다수 일행들이 버스에서 눅진한 피로를 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