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단문
니미럴, 하늘에서 살다 하늘로 간 게 무에 그리 대수겠노.
그렇게 하늘에서 떨어져 죽을 거면 진즉부터 정이나 떼놓던지...
그렇게 찍소리 못하고 숨 끊을 건데 애들 등록금은 왜 걱정하고 지랄이여.
나뭇가지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그렇게나 당부했건마는...
계집년 머리카락처럼 치렁치렁 늘어지는 게 여름철 나뭇가지거늘
그게 무어 걸리적거린다고 낫 들고 톱 들고 베어내려 올라간 건지.
망자의 아내는 문상객 겨우 서너 명이 앉아있는 영안실에서 고등학생쯤 보이는 아들과 중학생 정도 된 딸 앞에서 어제 죽은 남편을 원망했다. 그런데 귀 기울여 듣다 보니 그녀의 말은 원망이 아니라 망자가 가여워서 토해내는 신음이었다.
사다리 차를 몰며 이삿짐을 수송하던 남편이 사다리차에 올라가 진입로의 나뭇가지를 제거하려다 땅바닥에 떨어져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허공에서 공중제비하다 떨어져 머리통 깨질 거면 아침이나 지대로 먹고 나가던지.
니미럴, 그만들 처울어. 하늘이 좋아 네들 버리고 떠난 아비여. 지붕 오르는 거, 창틀 매달리는 거 버겁다고 세상 등진 비겁한 아비여. 그만들 처울란말여, 그만들...
자녀들한테 울지 말라고 다그치던 그녀는 남편의 영정 앞에 따라놓은 술을 단숨에 마시더니 그예 복받치는 눈물을 소복으로 받아낸다.
서러버도 이리 드럽게 서러 분 일이 다시 또 생기겠노. 염병할, 고생만 하다가... 불쌍해서 어쩌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