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태홍 Mar 11. 2024

초간단 고추장 만들기

시중에 상품으로 판매되는 고추장이 많습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1kg에 7천 원, 8천 원 정도 하니 그것을 사 먹으면 편합니다. 그런데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금 꺼려지는 게 시장에서 파는 고추장입니다. 어떤 고추장은 색깔을 더 밝고 붉게 만들기 위해서 색소를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고추장은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방부제를 사용합니다. 또 고추장 원료로 중국산 고추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국산 고추가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재배 환경이나 비료사용, 품질 관리 등에 우리나라 보다 못한 경우가 많지요. 어떤 업체는 중국산 고춧가루도 비싸다고 중국에서 들여온 고추양념(고추 다대기)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말이 고추장이지 고추장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추장을 간단히 만들어 먹는 방법을 찾아 만들어봤습니다. 여기에 그 방법을 공유합니다. 


고추장 맛은 기본적으로 3가지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운맛, 단맛 그리고 짠맛입니다. 여기에 약간 신맛과 감칠맛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그런 맛은 2차적이고 중요한 것은 앞의 3가지 맛입니다. 그러니 재료를 다음과 같이 준비하면 됩니다. 


매운맛  : 고춧가루 

단맛 : 설탕

짠맛 : 소금


이 세 가지를 잘 섞어서 먹으면 그게 고추장입니다. 가장 원시적인 고추장이지요. 여기서 조금 발전을 시켜봅니다. 처음 만들 때는 시중에서 파는 고추장 작은 것 하나를 사서 그 맛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매운맛>

만들 고추장의 분량은 큰 냄비 1/2 정도로 계획합니다. 그러면 고춧가루 250g 정도가 필요합니다. 국내산 100%라고 써진 고춧가루를 제품을 구입합니다. 아니면 시장에서 고춧가루 파는 상점에 들러 품질 좋은 고춧가루를 구입합니다. 고추장용으로 곱게 빻은 고춧가루가 좋으나 거친 것도 좋습니다. 500g면 요즘 1만 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사면 중국산을 국산으로 파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스럽지만 매운맛의 정도를 골라 살 수 있으니 좋습니다. 아주 매운맛은 피하고 적당히 매운맛을 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 고춧가루를 냄비에 부어 넣습니다.


<단맛>

단맛을 내는 재료는 많습니다. 설탕 외에도 조청, 물엿, 올리고당, 그리고 꿀도 있습니다. 설탕보다는 조청이나 올리고당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맛이 부담스러우면 꿀도 좋겠지요. 저는 집에 있는 1.2kg 물엿 1병을 사용하기로 하고, 고춧가루가 들어있는 냄비에 2/3 정도 넣었습니다. 이때 재료를 섞을 때 너무 퍽퍽하면 잘 섞이지 않으므로 물을 조금 넣습니다. (물 대신 다시마 우린 물이나 멸치 육수를 사용해서 감칠맛을 내면 더욱 좋습니다. 사과, 표고버섯, 양파 등을 함께 넣어 우려낸 물을 사용하면 더욱 고급스럽고 좋겠지요.) 


<짠맛>

짠맛은 소금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고추장이 발효음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발효된 전통 간장이 있을 경우 그것을 소금과 같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넣으면서 맛을 봅니다. 맛의 기준은 시중에서 파는 고추장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아니면 자기 입맛에 맞는 맛을 찾으면 되겠지요. 초보자는 이 맛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만들어진 고추장을 반숟가락 정도 떠서 밥에 비벼서 먹어봅니다. 적당히 간간해서 맛있다고 할 때가 좋습니다.


<기타 재료의 맛>

매운맛, 단맛, 짠맛 외에 고추장은 익을수록 깊어가는 맛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발효의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은하게 우러나는 매콤, 달콤, 그리고 간간한 맛을 함께 어우러내는 맛입니다. 그런 맛을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매줏가루입니다. 메줏가루는 고춧가루 분량 정도를 준비해서 함께 섞습니다. 


그리고 미생물들이 더욱 잘 발효활동을 하도록 도울 수 있는 촉매제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참쌀가루로 풀을 만들어 넣을 수도 있고, 찹쌀밥을 해서 넣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더욱 간편한 방법으로 밥솥 안에 있는 밥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여러가지 콩도 함께 들어 있는 잡곡밥이면 더 좋습니다. 작은 공기로 두 그릇 정도를 집어넣습니다. 이 밥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추장에 잘 섞여 들어가 단맛을 더 깊게 만듭니다. 아직 삭지 않은 밥알은 씹는 맛도 있습니다.


이 정도로 만들면 간단하면서도 먹기 좋은 수제 고추장이 됩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려면 3, 4일 바깥에 두어 숙성을 시킵니다. 시간이 가면 발효가 점점 더 진행되면서 고급스러운 고추장이 됩니다. 상온에 그냥 두고 먹으려면 고추장 위에 생기는 골마지(하얀 곰팡이)를 조심해야 됩니다. 골마지가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발효가 지나치게 많이 되었다는 표시이지요. 골마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주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고추장은 여러 가지 장점이 많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재료를 고르고 자신이나 가족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재료의 조합을 다양하게 하면 정말 많은 종류의 각기 다른 고추장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마늘을 많이 갈아 넣으면 마늘 고추장, 보리밥을 많이 넣으면 보리고추장, 찹쌀을 많이 넣으면 찹쌀고추장, 감이 나오는 계절에 감을 많이 섞어 넣으면 감 고추장이 됩니다. 이외에도 전통 고추장 중에는 두부 고추장, 대추 고추장, 인삼 고추장도 있고, 자신이 새롭게, 창조적인 고추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요즘 외국에서 초콜릿에 고추장을 섞은 초콜릿 고추장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공장 고추장에만 의존하지 말고 나만의 고추장을 만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네 번째로 뛰는 5km 마라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