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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5km 마라톤 참가기 -올림픽공원의 가을

by 임태홍

2024년 10월 5일, 가을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30도를 오르내리면서 생명까지 위협하던 무더위도 10월로 들어서면서 얌전히 기가 죽었습니다. 온도를 재보니 13도. 낮에는 24도까지 올라간다니 뒤끝이 무섭습니다. 그래서 여름 복장에 반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마라톤 끝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할 일이 있어, 할 수없이 긴바지, 긴팔 셔츠에 가을 복장으로 집을 나섭니다.


마라톤 대회 장소는 서울올림픽 공원 평화의 광장입니다. 지난달 시각장애인 마라톤 대회 때 모였던 그 장소. 8호선 지하철을 타고 몽촌토성역에서 내리니 마라톤 참가자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입니다. 그들과 어울려서 우르르 함께 바깥으로 나가니 멀리 파란 가을 하늘아래 평화의 문이 보입니다. 8시 50분, 출발시간까지는 10분 남았습니다. 오늘은 가방도 가져왔으니 빨리 물품보관소를 찾아야겠습니다.





평화의 문을 거쳐 광장에 들어가자마자 입구 바로 오른쪽에 물품보관소가 보입니다. 보관용 비닐을 받아 입고 온 잠바와 가방을 벗어 집어넣습니다. 나머지 옷은 그대로 입고 뛰기로 하고 짐을 맡기니 5분 남았습니다. 출발선에는 벌써 사람들이 가득 서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연단에는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 무슨 행사인가를 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TV에서 보던 정치가들이 많습니다. 국토수호라는 말이 들어간 대회라서 그런지 정치권에서 유명인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TV에서 가끔 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들도 같이 달린다고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검찰정권에 쓴소리 한번 못하는 사람들. 외국과 전쟁이라도 난다면 정말 국토수호를 잘 할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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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팀이 출발하고 10km 팀이 조별로 나누어 출발하고 있습니다. 전체 숫자는 5,00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정치가들도 챙기고 일반 마라토너들도 챙기느라 사회자가 바쁩니다. 10km 팀이 모두 출발하고 이제 5.4km 달리는 사람들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자가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어떤 정치인을 보고 이렇게 묻습니다.

"아니 건강하신 분이 왜 5km 뛰십니까?"

웃자고 하는 농담이겠지만, '그럼 팔다리 멀쩡하면서 5km 뛰는 사람들은 뭐가됩니까?'라고 한마디 해 주고 싶은데 거리가 너무 멉니다. 말을 바꿔 생각해 보면 10km 달리기가 그렇게 쉽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이제 곧 5km를 졸업하고 상급반인 10km로 올라가야 하는 저에게는 그래도 조금 위안이 되는 말입니다. 앞으로 10km 달릴 걸 생각하면 마라톤 처음 뛸 때처럼 긴장이 됩니다. 이제 5km는 많이 익숙해져서 두려운 마음이 전혀 없는데, 10km는 괜히 두렵습니다. 그때는 그때고 오늘은 5.4km를 달리니 이것도 저에게는 처음입니다. 400미터를 더 달리게 되면 더 힘들까?


9시 37분. 땅. 출발 신호가 터졌습니다. 일제히 출발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달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빈틈을 봐가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갑니다. 오늘도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온도를 재보니 17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20도에 못 미치니 안심입니다. 공원 안에는 녹지가 많으니 실지로 체감온도는 더 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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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 링크에 있습니다.

> 10번째 5km 마라톤 참가기 -올림픽공원의 가을



임태홍의 5km 마라톤 이야기

< 5km 제1부 시작편 >

0. 마라톤을 시작해 볼까?
1. 태어나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2. 생애 두 번째, 5km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3. 새해 첫날, 세 번째로 뛰는 5km 마라톤
4. 네 번째로 뛰는 5km 마라톤
5. 5km 마라톤 다섯 번째로 뜁니다
6. 5km 마라톤, 여섯 번째 참가기

< 5km 제2부 졸업편 >

7. 5km 마라톤, 7번째 뜁니다
8. 8번째 5Km 마라톤 참가기 – 온에어런 서울마라톤
9. 5km 마라톤 9번째- 시각장애인과 함께한 어울림마라톤
10.10번째 5km 마라톤 참가기 -올림픽공원의 가을
11. 5km 마라톤 11번째, 가을날 안양천 사랑밭 기부런
12. 5km 마라톤 12번째, 이제 졸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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