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감자밭 관리
2023년 농부학교 경작일지
6월 3일, 오늘은 실습장 공동밭에 심어둔 감자를 관리하는 날입니다.
농부학교 실습수업 첫날, 3월 15일에 감자 모종을 심었습니다. 오늘까지 2달 10일, 즉 70일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감자 잎이 무성히 자랐습니다.
감자밭의 실습 담당 이호 선생님으로부터 감자밭 관리 설명을 들었습니다. 시험 삼아 캐서 보여 준 감자는 벌써 아기 주먹만 하게 자랐습니다. 앞으로 18일이 지나면 하지이니, 그때쯤에는 충분히 자라 수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먼저 벌레 피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감자 잎을 상세히 관찰했습니다. 감자 이파리에 벌레 먹은 부분을 찾아 그 부근을 잘 뒤져 보면 벌레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따라 해 보니 피해 자국이 분명히 보여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는 쉽게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무당벌레가 많았는데 어떤 종류는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익충이고 어떤 종류는 도움이 안 되는 해충이랍니다. 그런데 익충 무당벌레와 해충 무당벌레가 같이 섞여 있어서 잘 구분이 안됩니다. 무심코 죽이고 나니 익충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등이 반질거리고 점이 적게 있는 것이 익충 무당벌레고 많은 것은 해충 무당벌레입니다. 해충은 그 이름이 28 점박이 무당벌레입니다. 그 작은 등에 점이 28개나 있으니 까만 점이 등에 가득합니다. 익충은 7점 무당벌레입니다. 조심해야겠습니다. 조그만 애벌레 새끼들이 여기저기에 정말 많이 붙어 있었습니다.
다른 도구나 약제를 준비하지 않고도 손가락으로 간단히 눌러서 죽이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집에 심은 감자밭에서는 특히 심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당히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라도 더 살려고 아등바등거리면서 그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감자잎을 열심히 갉아먹고 있는데.... 더구나 감자잎은 내가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밑의 감자가 피해를 보겠지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아직 어설픈 농부입니다. 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두고 볼 수 없겠지요. 아마도 해마다 그 벌레들이 더 늘어날 테니 말입니다.
집에 돌아와 감자밭으로 뛰어가 여기저기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감자밭은 거름을 거의 안 해서 그런지 아직 성장이 더딥니다. 실습장의 감자를 다 수확한 뒤에나 감자 수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감자를 3종류 정도 심었는데 감자를 심으면서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실습장의 감자밭을 보니 후회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감자 종류별로, 즉 홍감자, 수미감자 등 종류별로 감자 잎이며 이파리의 색깔이나 성장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밭에 올라온 감자잎의 겉모습을 보면 대략 그 감자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습장 감자 밭은 잡초가 그렇게 많지 않아 신기했습니다. 잡초들이 감자 잎과 줄기에 완전히 압도되어 불쌍할 정도입니다. 간간히 자란 잡초를 뽑아주기는 했지만 거의 손볼 필요가 없습니다. 잡초에 시달리는 우리 집의 감자밭과는 다릅니다. 왠일인지 성장이 더디니 잡초가 더 기승을 부립니다.
오늘 선생님에게 난각 칼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집에서 식초와 달걀 껍데기를 섞어 난각 칼슘을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언제 어디에 써야 할지 보관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뿌리면 수확한 뒤 감자를 오래 보관하는데 좋고 또 토마토가 물러 터지지 않는데 효력이 있다고 하니 지금 감자밭과 토마토 밭에 집중적으로 뿌려야겠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칼슘은 뿌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지금 느리게 자라고 있는 고추 모종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습장 감자밭은 수확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물 주기를 잘해야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