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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태홍 Jan 04. 2024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로라와 토미는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토미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었습니다.

꽃, 선물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혼반지를 사주고 싶었습니다.


토미는 자동차 경주 안내판을 보았습니다.

상금이 1,000 달러라고 쓰여있습니다.

로라에게 전화를 했으나 그녀가 없어서

로라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저에겐 로라가 필요하다고 전해주세요.

로라에게 제가 조금 늦을 수 있다고 전해주세요.

제가 할 일이 있는데, 기다릴 수 없습니다. 


토미는 차를 몰고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가장 어린 운전자였습니다.

경주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습니다. 

차들은 무서운 속도로 경기장을 돌았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어떻게 토미의 차가 뒤집어지고 화염에 휩싸였는지.

하지만 뒤틀린 차량에서 사람들이 그를 끌어냈을 때

죽어가는 숨결 속에서 그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저에겐 그녀가 필요하다고 전해주세요.

로라에게 울지 마라고 전해주세요.

그녀를 향한 저의 사랑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예배당에서 로라는

세상을 떠난 토미를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토미의 삶과 죽음은 오직 로라를 위해서였습니다.

혼자 예배당에 있을 때 로라는 토미가 울먹이며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저에겐 그녀가 필요하다고 전해주세요.

로라에게 울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그녀를 향한 저의 사랑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새해 아침, 레이 피터슨(Ray Peterson, 1935-2005)이 1960년에 발표한 노래 <Tell Laura I Love Her(로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를 들었습니다. 젊었을 때 그저 그 내용도 모르면서 흥얼거리며 듣던 노래입니다. 그 노래가 이렇게 슬픈 이야기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로라가 그때 20살이었고 아직까지 살아 있다면 84살이 되었겠지요. 우리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비극을 이겨내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이 그것이라는 것을 이 노래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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